파는 물건을 직접 만드는 이유가 대체 뭡니까?

지난달 저는 Make:에 소개되는 프로젝트에 자주 쓰이는 “핵(hack)”이라는 낱말의 의미를 두고 혼란이 있다는 주제로 을 썼습니다. 이 글을 쓴 이유는 기사 제목에 “핵(hack)”이라는 낱말이 보이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을 많이 봤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저는 “만드는 것이 나으냐, 그냥 사는 것이 나으냐” 라는 오래된 논쟁거리를 두고 똑같은 것을 더 싼 값에 살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젝트의 의미를 완전히 무시하며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직접 만드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물건을 제작하는 프로젝트가 올라올 때마다 “도대체 이런 물건을 왜 만듭니까? 마트 가면 다 팔아요!”와 같은 짜증과 분노가 섞인 댓글이 많이 올라옵니다. 또 만드는 데 수십 시간이나 수백 시간이 걸리는 프로젝트가 올라오면 “시간이 남아도는가 보네요.” 식의 댓글이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달리기 마련입니다.

이런 댓글을 볼 때마다 저는 “과연 이 사람이 뭐라도 하나 만들어 본 적이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상상할 수 있는 바로는 만약 그들이 뭔가를 만들어 본 적이 있다면 사람들이 “귀찮게도” 직접 물건을 만드는 이유를 물어보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무언가를 만들고 그 물건을 자주 사용하거나 가지고 놀 때, 그 물건에는 자신이 직접 만들었다는 그 사실 때문에 특별함이 깃들기 마련입니다. 직접 만든 물건은 자신의 분신과도 같습니다. 이 물건들을 볼 때마다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만지고 사용하면서 깊은 성취감을 느낍니다. 이 물건들은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과거 메이크에 글을 기고하던 칼럼니스트인 Mister Jalopy가 “영적 물체(inspired object)”라는 개념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영적 물체란 훌륭한 디자인과 만듦새를 가진 물건으로, 사람의 삶과 그가 세상을 인식하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물건이나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비슷한 힘을 발휘하는 물건을 말합니다. 여러분이 직접 만든 물건은 모두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이 영적 물체가 됩니다.

메이크의 창립자인 데일 도허티는 물건을 사지 않고 만드는 데서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기쁨을 “만들기의 즐거움”이라고 표현합니다. 저는 이 만들기의 즐거움을 더 많이 느껴본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이 무언가를 만든다는 사실에 대해서 의문을 품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41년 전 고등학교 공작 시간에 엉성하지만 정성스럽게 만든 조그만 나무 상자로 정말 아끼는 물건입니다. 그때부터 제 삶의 한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항상 생각나는 한 가지 예는 제가 15살 때, 고등학교 공작 시간에 만들었던 낡은 나무 상자입니다. 저는 아직도 이 상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온갖 종류의 테이프를 담아 놓는 데 사용하지요. 목공 작품으로는 아주 형편없는 물건입니다. 생애 최초의 첫 목공 프로젝트였지요. 완전한 사각형도 아니고, 모서리와 구석을 사포로 너무 많이 다듬었으며, 옹이도 눈에 띄는 조악한 만듦새를 감추기 위해 바니시를 두껍게 발랐습니다.

점수는 C+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이 상자를 쓰지도 않았고, 별다른 기쁨도 없었습니다만, 진짜 보물은 그 이후 이 상자를 사용하면서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공작 수업이 (짜증 많은) 공작 선생님과 엉성한 친구들을 괴롭혔던 기억 말고도 이 상자와 관련이 있는 모든 일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상자가 내가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가게에서 산 물건이었다면, 이런 기억이 생각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은 장담할 수 있습니다. 이 상자는 바로 영적 물체입니다.

진부한 말이지만 무언가를 직접 만들 때의 여러분은 단순히 그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 자신을 그 물건에 새겨 넣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특별한 관계 덕분에 이 물건과 관계된 일은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제 상자처럼 말이지요. 그 상자는 분명 들어갈 수 있는 물건보다 더 많은 것을 그 안에 담고 있습니다.

또, 물건을 만들면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가치 있는 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원래 메이크의 부제는 “삶 속의 기술(technology on your time)”입니다. 메이크의 목표는 여러분이 기술과 친구가 되게 하고, 그 속을 들여다보고, 동작 원리를 이해하고, 고치고, 해킹하고, 개선해서 또 다른 프로젝트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삶 속의 기술과 그 원리를 이해하면, 기술을 더 잘 이용할 수 있으며, 그러면 기술은 더욱 강력한 도구가 됩니다. 내가 만든 상자는 인상적일 정도로 대단한 물건은 아닐지 몰라도, 이 상자를 만드는 동안 익힌 테이블 톱, 벨트 샌더, 바 클램프의 사용 방법과 설계, 재단, 조립, 마감으로 이어지는 전체 과정에 대한 지식은 지금까지도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들기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도 중요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5년 전, 일리노이주 어바나 샴페인 대학(University of Illinois Urbana-Champaign)의 레지던시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경험을 주제로 메이크에 기고한 에서 자세히 다룬 적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살면서 물건을 만들고 스스로를 메이커라고 정의할 만한 이유는 수없이 많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아래서부터 비롯되는 진짜 혁신은 개인에게 “놀이”를 허락하고, 놀면서 실수를 경험하고 배움을 얻을 수 있을 때 가능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무엇을 만들었고, 그 물건에 얽힌 사연과 그 물건을 만들면서 어떤 기쁨을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원문링크 What’s the Point of Making Something You Could Bu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