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전자의수 못 쓰는 세상은 안 만들어야죠”

초저가·원스톱 전자의수 제작사 만드로 이상호 대표이사 인터뷰

이상호 만드로 대표이사가 전자의수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상호 만드로 대표이사가 전자의수를 들어 보이고 있다.

만드로는 전자의수에 관한 모든 것을 소비자에게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기업이다. 제작 전반부터 충전 거치대와 같은 부속기재 그리고 구동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관련 서비스까지 전부 개인 맞춤으로 말이다. 심지어 제작·서비스 비용도 2,000만원대에서 149만원까지 무려 10배 이상 낮췄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전자의수 하나만 바라보고 제작해온 이상호 만드로 대표이사는 현재 매달 주기적으로 요르단에 출장을 오갈 정도로 바쁜 몸이 됐다. 그들만의 전자의수 메이킹 스토리를 들었다.

제작비용 절감액수가 대단한데요. 어떻게 저게 가능한가요?

우리는 만드는 사람들이라서요. 다 우리 기술로 만들었어요. 센서와 회로, 기계적인 부분 그리고 사람이 착용하는 소켓까지 다요. 3D 프린터로 인쇄해 사용하는 등 전부 예전에 만들지 않던 방식으로 새로 만든 덕분에 저렴해질 수 있었어요.
제작을 스스로 다 하니까 어디 다른 데서 비용을 내고 사 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훨씬 더 저렴하게 만들 수가 있죠.

세운상가 만드로 교육장에 전시된 전자의수

세운상가 만드로 교육장에 전시된 전자의수

그 과정에서 세계최초로 적용한 기술들도 참 많더라고요.

우리가 만드는 방식들 자체가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이에요. 악력을 구현하는 방법, 근전도 센서의 건식전극 등도 우리만의 독자적인 자체기술로 찾아냈죠. 복잡한 기술을 쓰는 대신 근육에 힘을 줬다 뺐다 하는 것만으로 쉽게 전자의수를 조작할 수 있게끔 근전도 센서의 패턴을 단순화시켰어요.
아, 전자의수를 충전하는 거치대도 우리가 최초로 만들었어요.

거치대 형식의 충전기라니, 기존의 것과 무슨 획기적인 차이가 있나요?

기존 전자의수로는 거치대라는 개념을 만들 수 없었어요. 석고 붕대로 본을 떠서 취형한 다음 플라스틱을 아날로그식으로 녹여서 만들었는데요. 이러면 팔의 모양은 잘 따라가더라도 개인마다 생김새가 다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죠. 충전하려면 코드를 빼서 플러그에 꽂아야만 했고요.

반면 우리는 3D 프린터로 개인 맞춤형 소켓을 제작해요. 바깥쪽은 딱딱하게 하면서 안쪽은 말랑말랑하게 만들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그에 맞춰 표준화된 거치대를 개발할 수 있었죠. 사용법도 쉬워요. 거기에 올려놓기만 하면 충전이 돼요. 이것도 우리가 세계최초로 해낸 거예요.

이상호 만드로 대표이사가 전자의수를 시연해 보여주고 있다.

이상호 만드로 대표이사가 전자의수를 시연해 보여주고 있다.

쉬운 사용법도 장점이라 들었어요.

기존 전자의수는 처음에 접근하고 배워 익히는 데까지 보통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해요. 하지만 우리의 전자의수는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아서 사용법을 익힐 수 있어요. 사용자를 위한 잡기 패턴을 커스터마이즈해 주거든요. 그래서 사용자가 지금 움직임이 불편하다고 하면 다른 제스처를 만들어드리는 등 소프트웨어도 개인맞춤형으로 서비스할 수 있죠.
그게 어떻게 가능하나면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가 다 만드니까요. 물론 비싼 전자의수도 그게 되긴 될 거예요. 그런데 가격이 비싸죠.

유지보수에 대해서는 보통 어떻게 챙겨주는지 궁금해요.

사용자 중에 멀리 살아서 우리가 가까이서 유지보수를 못 해 드리는 분들이 있죠. 그런 분들에게는 스페어를 하나 더 드려요. 망가지면 스페어를 쓰고 우리한테 AS를 요청하라고 하죠. 왜냐면 망가졌을 때 못 쓰면 너무 답답하잖아요.
어차피 그분들이 손 두 개를 동시에 쓰지는 않기 때문에 제작비는 증가할지언정 우리의 유지보수비용이 증가하지는 않아요.

지금까지 전자의수가 총 몇 대나 보급됐나요?

실제 사용자를 위한 것뿐 아니라 교육용 키트까지 합하면 보급한 대수가 총 600대 정도 돼요. 절단 장애인이 실제로 쓰는 용도로는 총 130여 대가 제공됐죠. 우리나라에 약 70명, 요르단에 약 60명의 사용자가 있어요.

요르단으로는 어떤 계기로 진출할 수 있었나요?

전쟁 중인 나라가 많은 중동, 그 중 특히 시리아 난민을 도우면 어떨까 문득 생각했어요. 해외로 진출하더라도 좋은 일을 먼저 하면서 출발하고 싶었죠.
때마침 KOICA가 저개발 국가를 돕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더라고요. 중동에는 요르단이 유일했고 남미 아니면 아프리카 또는 베트남이 있었어요. 베트남은 가까운 나라이기는 했지만 제가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요. 요르단은 그래도 아는 이들이 둘이나 있어서 그쪽으로 갔죠. 그게 계기가 돼서 매달마다 해외 출장을 나가요.

이상호 만드로 대표이사가 전자의수의 부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호 만드로 대표이사가 전자의수의 부품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교육 워크숍을 꾸준히 여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우리가 우리끼리만 스스로 만들면 생산 속도는 더 좋겠죠. 하지만 노력과 시간이 더 든다 해도 전자의수 만들기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누구나 와서 경험할 수 있게 하려고 공개워크숍을 연 거예요. 만든 결과물은 요르단의 절단 장애인을 돕는 데 쓰겠다고 사전 동의를 구하고요.

워크숍은 우리의 전자의수 제작 활동을 대외에 알리는 차원으로의 일이기도 해요. 워크숍 외에는 따로 마케팅은 하지도 않고 있어요. 더 나은 제품이 나올 때까지는 계속 개발에 몰두하고 있죠. 지금으로써는 우리한테 연락 오는 사람 중에 약 10~20% 정도만 우리 기술로 커버가 되거든요. 워크숍 이상으로 마케팅을 위해 크게 홍보해봤자 남는 게 없어요. 그래도 워크숍을 열면 제가 매우 부담스러울 정도로들 좋아하고 이런 건 꼭 들어야 한다고들 하니 좋죠.

만드로의 전자의수에서 보완해야 할 점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우선 우리에게는 아래팔과 위팔 전자의수 두 가지 정도가 있어요. 현재 개발한 전자의수들의 기능을 향상시켜 성능을 개선하고 손의 기능을 더욱 다채롭게 바꾸는 일을 해야 하고요.
또 손 크기라는 게 연령대별로도 인종마다도 다르잖아요. 그래서 지금보다 더 다양한 사이즈의 전자의수가 필요해요. 개발할 게 많죠. 사이즈만 작아진다고 되는 게 아니라 안에 들어가서 연결되는 부품도 다 작아지고 동시에 제 역할을 여전히 해야 하니까요. 결국 크기별로 설계가 달라져야 해요.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설계를 새로이 해가고 있는데 과정이 아주 쉽지만은 않죠.

이상호 만드로 대표이사의 전자의수 공개워크숍 강의가 한창이다.

이상호 만드로 대표이사의 전자의수 공개워크숍 강의가 한창이다.

만드로와 이상호 대표님의 목표 또는 각오를 듣고 싶어요.

우리 목표는 국내 절단 장애인 중 10% 정도만 우리 고객으로 가져오는 거예요. 그 정도면 약 4,000명이 되는 건데요. 그것마저도 아직까지는 크게 잘하고 있지는 못해요. 이제 겨우 국내 70명이니까요. 물론 몇 년간 모은 이 70명이라는 수가 기존의 전자의수를 쓰는 누적 사용자 수보다 많아요. 그래도 갈 길이 멀기는 하지만요.

우리의 궁극적인 각오는 항상 똑같아요. ‘돈이 없어서 전자의수를 쓰지 못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이게 우리가 해내야 할 각오이자 미션이죠. 그게 달성되는 날까지 쭉 걸어가야죠. 이걸 달성하기 전에는 다른 일을 벌이지 못해요. 전자의수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