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메이커] “노래하는 개구리 합창단 만들었어요”

엄지 메이커와 임성흠 메이커로 구성된 팀 크랩소시지는 간단하지만 매우 재미난 아이디어로 지난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두이노와 기울기 센서를 이용해 물 위에서 개구리가 화음을 이루며 노래하게 만든 프로젝트 ‘개굴개굴개구리 노래를 한다’(이하 개굴개굴개구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크랩소시지는 앞으로도 자연을 소재로 하는 메이킹을 재미나게 펼쳐 보이는 콘셉트를 표방하고 있다. 임성흠 메이커와 엄지 메이커를 만나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멋진 작품으로 거듭난 이야기를 들었다.

귀여운 개구리 안에 엄청난 것이 있다.

귀여운 개구리 안에 엄청난 것이 있다.

개굴개굴개구리의 기본 원리를 먼저 간단히 소개해주겠어요?

엄지: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는 물에 파동을 일으켜 물 위에 떠 있는 개구리를 반응시키면 개구리가 각기 다른 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르는 인터랙티브 콘텐츠예요. 개구리 하나하나가 각자 달리 울면서 합창단처럼 화음을 만드는 작품이죠. 개구리 안에 기울기 센서가 있어서 파동이 없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그 센서가 물이 흔들림을 감지하면 소리를 내는 시스템이에요.

이런 작품을 만들고자 한 동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엄지: 기존 인터랙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터랙션 방식을 찾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예요. 보통 인터랙티브에 관한 작품을 보면 센서에 손을 올리든 카메라 앞에서 무언가를 하든 매개체가 기계적이고 인공인 경우가 많잖아요. 하지만 우리는 그 대신 물처럼 자연적인 매개체를 이용해서 인터랙션을 하도록 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자연물 중에서 뭘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떠오른 장면이 바로 연못에서 노래를 부르는 개구리의 모습이었죠. 그래서 만들어보게 되었어요.

개구리의 화음은 어떤 방식으로 만들고 조합시켰나요?

임성흠: C장조 3화음인 도-미-솔을 선택해서 처음부터 이를 중심으로 음정을 잡아 작업했어요. 그랬을 때 두 개 이상이 흔들려도 같은 화음 안에 있으니 이상한 불협화음의 느낌은 없더라고요.
이 화음을 중심으로 소리는 제가 직접 녹음한 음으로 개구리 한 마리마다 집어넣었어요. 목소리를 약간 익살맞게 변조해서 음정이 불안하다 할지라도 자연스럽고도 웃기게 들리게끔 했죠. 미니언즈 같다고들 많이 하더라고요. (웃음)

기존에 공개된 소리를 쓰는 대신 따로 녹음을 굳이 한 이유가 있나요?

엄지: 일단 재미를 위해서고요. 원하는 소리를 못 찾아서기도 했어요. 우리는 우선 합창단이라는 콘셉트를 생각했으니까 합창단이면 화음을 맞춰서 각 파트대로 노래를 불러야 하잖아요. 이 때문에 화음을 넣으며 직접 녹음해보자고 한 거죠.

개굴개굴개구리의 초기 제작 과정(사진=크랩소시지)

개굴개굴개구리의 초기 제작 과정(사진=크랩소시지)

크랩소시지라는 팀명을 어떻게 지었는지도 매우 궁금해요.

임성흠: 우리가 게임을 할 때 아이디나 닉네임을 만들어서 사용하잖아요. 저는 크랩맨이라는 아이디로 오래 활동했고요. 엄지 님은 닉네임이 어육소시지예요.
엄지: 어육소시지를 좋아해서요. (웃음)
임성흠: 그 두 개를 앞뒤로 합쳐서 팀 이름을 만들어보자고 해서 크랩소시지가 나온 거예요.

둘은 무엇을 계기로 한 팀이 돼서 프로젝트를 시작했나요?

임성흠: 저도 엄지 님도 직장인인데 저녁 시간에 취미로 2개월 과정의 미디어아트 수업을 신청했고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났어요. 매 주 한 회씩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미디어아트를 배웠는데요. 마지막 과제로 각자 팀을 이뤄서 하나씩 메이킹을 해오라는 게 있었어요. 그때 우리가 처음으로 개굴개굴개구리 프로토타입을 선보였죠.

설계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어떤 부분에 있었나요?

엄지: 사실 기계를 물에 넣는다는 것 자체가 걱정이 많이 됐어요. 기계니까요. 우리가 초창기에 만든 건 제대로 떠 있지를 못했거든요. 예전에는 플라스틱판 아래에 스티로폼을 붙이는 식이어서요. 그렇지만 이번에 개구리 모양 튜브를 가져오면서 다행히도 보완이 잘 됐어요.

임성흠: 처음 방식으로는 만들어봤더니 물 위에서 흔들렸다 하면 기울어져서 곧장 전복되더라고요. 그런데 작품 속에 아두이노도 들어 있고 배터리도 들어 있으니까 방수에 신경을 엄청 써야 하잖아요. 물이 새어들지 않게 하는 데 많이 고민해서 이를 처리하는 과정이 제일 힘들었어요.

크랩소시지가 처음 만나 만든 개굴개굴개구리 초기 버전이다. 뒤쪽에 넘어진 두 아이가 애처롭다. (사진=크랩소시지)

크랩소시지가 처음 만나 만든 개굴개굴개구리 초기 버전이다. 뒤쪽에 넘어진 두 아이가 애처롭다. (사진=크랩소시지)

개구리들이 원래는 총 다섯 마리였다고 들었어요. 한 마리를 뺀 이유가 있나요??

임성흠: 일단 처음에는 개구리 합창단을 다섯 마리로 기획했어요. 다섯 마리에서 네 마리로 된 건 기술적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고요. 대야에다 개구리들을 띄웠는데 얘들이 너무 커서 다섯 마리까지는 안 들어가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한 마리는 빼서 후보로 갖고 있었어요. 페어 날 아이들이 직접 만지다 물이 들어가는 등 문제가 생기면 그 녀석은 건져내서 고치고 빈 대야에는 후보를 집어넣는 식으로 돌아가며 썼어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이 열린 이틀 동안 어떤 분들이 많이 좋아했나요?

임성흠: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몰두하며 좋아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진짜로요. (웃음) 우리가 올해에 처음 메이커 페어 서울이라는 행사에 참가했는데요. 그냥 가서 우리 작품을 보여줄 때 단 한두 분이라도 재미있게 봐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와서 똑같이 하는 말씀이 아이들 목욕할 때 띄워놓으면 좋겠다고들 해줬어요. 기대 이상으로 아이들이 관심을 많이 줘서 참 인상이 깊었죠.

아이들이 첨벙첨벙하느라고 부모님이 가자고 해도 안 갈 정도였나요?

엄지: 부모님 손을 잡고 갔다가도 얼마 후에 다시 찾아오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직접 부모님을 데려와서 “엄마, 아빠, 해봐. 재미있어” 하는 아이도 있었고요. 이렇게 자꾸 왔다 갔다 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어떤 자매는 처음부터 오랜 시간 쭉 있다가 가기도 했어요.

개굴개굴개구리 부스가 이틀 내내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크랩소시지)

개굴개굴개구리 부스가 이틀 내내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진=크랩소시지)

메이커 페어 서울 첫 참가라고 하셨는데, 혹시 이번 경험으로 얻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임성흠: 저는 개인적으로 작품을 만들 때 보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못 해봤어요. 그저 내가 이걸 이렇게 꾸면서 만들면 좋겠다는 식으로만 생각 했죠. 진짜 많은 분들이 관심 있게 봐주고 즐겨줘서 많이 경험하고 느꼈어요. 우리 부스에 찾아와 한 번이라도 참여해준 분들에게 감사하기도 했고요. 앞으로 내가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의 입장에서 조금 더 고민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엄지: 이하동문이에요. (웃음) 진짜 이틀 동안 힘들었는데 그럼에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당일에 처음 보는 분들인데도 메이커라는 주제 하나로 자유롭게 서로 만든 걸 가지고 얘기를 나누는 문화가 매우 좋았어요.

2018년이 몇 달 남지 않았는데 올해에 남은 계획이 있다면요?

임성흠: 우리가 전문 메이커가 아니라 취미로 작게 시작한 활동이기 때문에 아직 전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무엇인가 이뤄보겠다고 구체적인 방향을 잡지는 못했어요. 대신 내년 페어에 참가하면 어떤 작품을 만들면 좋을지 즐겁게 이야기해보고 있죠.
그래서 올해의 남은 기간 동안에는 개굴개굴개구리에 이어서 자연을 매개체로 삼을 수 있는 다른 작품이나 아이디어를 같이 구상해보려고 해요. 그러다 또 참여할 기회가 열린다면 그때부터는 작품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하는 데 시간을 쓰겠죠.

크랩소시지가 올해 개굴개굴개구리에 이어 내년에는 어떤 아이디어를 들고 다시 나타날까? (사진=크랩소시지)

크랩소시지가 올해 개굴개굴개구리에 이어 내년에는 어떤 아이디어를 들고 다시 나타날까? (사진=크랩소시지)

제7회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성황리 종료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전시자 단체 사진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전시자 단체 사진

블로터앤미디어가 지난 9월 29·30일 이틀간 문화비축기지(마포구 성산동)에서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을 개최했다. 블로터앤미디어가 단독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는 일곱번째 메이커 페어 서울로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치러졌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의 관람객 수는 3천 명이 넘는 사전예약자를 포함하여 1만 5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행사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뿐만 아니라 가을 나들이 인구가 많아 국내에서도 메이커 운동이 활성화되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전시자로 참가한 최재필 메이커가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전시자로 참가한 최재필 메이커가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행사 1일 차에 진행된 세미나의 버로컬코리아 세션

행사 1일 차에 진행된 세미나의 버로컬코리아 세션

메이커 페어 서울은 지난 7년간 국내 메이커들과 만들기 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올해 행사에는 총 108팀, 400여 명의 메이커가 전시자로 참가했으며, 기업 참가자로는 여우야(버로컬코리아), 디바이스마트, KT, N15, 펜톡, 마르시스, 온페이스, 베큐폼, 맥스트레이딩 등이 함께 참여하여 전시장을 다채롭게 채웠다.

기업 전시로 함께한 KT의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기업 전시로 함께한 KT의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지어 서 있다.

특별전으로는 ‘제2회 카트 어드벤처’와 ‘메이키 로봇 전시’가 진행되었다. 카트 어드벤처는 지난해보다 훨씬 확장된 규모로, 공개 모집한 총 12개의 팀이 스피드 및 장애물 경주에 출전했다. 올해로 3년째 메이커 페어 서울 행사장에 등장한 거대 메이키 로봇은 특별히 한쪽 팔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전시되어 묘미를 더했다.

카트 어드벤처의 카 퍼레이드 모습(특별전 기획 및 운영: 팹브로스)

카트 어드벤처의 카 퍼레이드 모습(특별전 기획 및 운영: 팹브로스)

행사장 중앙에 전시된 메이키 로봇(제작 및 전시 : 메이커앤메이커스)

행사장 중앙에 전시된 메이키 로봇(제작 및 전시 : 메이커앤메이커스)

메이커 페어 서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만들기 축제로,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행사다. 행사는 매년 1회 개최되며, 국내에서 진행되는 메이커 페어는 메이커 미디어와 독점 라이선스 협약을 맺은 블로터앤미디어가 개최한다. 올해의 행사 사진은 아래 공개된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2회 카트 어드벤처 참가자 로드리고 디아즈가 결승선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있다.

제2회 카트 어드벤처 참가자 로드리고 디아즈가 결승선을 바라보며 기뻐하고 있다.

  •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사진 보기
    https://www.flickr.com/photos/153380342@N07/albums/72157671987171817

[2018메이커] 4초 만에 ‘아―’로 파킨슨병 진단해요

―딥러닝을 이용한 음성 기반 파킨슨병 진단기 만든 이채영 & 양서연 메이커

고등학생과 대학원생 둘이 무려 의료용 인공지능 기기를 만들었다. 용인외대부고에 재학하는 이채영 그리고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석사과정의 양서연 메이커가 만든 딥러닝을 이용한 음성 기반 파킨슨병 진단기다. 마이크에 딱 4초, ‘아-’하고 목소리를 내는 것만으로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고, 병이 있다면 진행 단계가 어느 정도인지까지 알 수 있다고.

‘고등학생과 대학원생’이라는 특이한 조합에도 불구하고, 두 메이커는 균형을 잘 맞춘 팀을 이루고 있다.그 누구의 지도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고자 하는 욕구와 궁금증을 키워 결과물을 완성해낸다. 이채영 메이커와 양서연 메이커를 만나 파킨슨병 진단기의 개발 이야기를 들었다.

이채영 & 양서연 메이커 팀이 파킨슨병 진단기를 시험해보고 있다.

이채영 & 양서연 메이커 팀이 파킨슨병 진단기를 시험해보고 있다.

‘딥러닝을 이용한 음성 기반 파킨슨병 진단기’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목소리로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에요. 모음 ‘ㅏ, ㅔ, ㅣ, ㅗ, ㅜ’ 중 하나를 4초 동안 최대한 안정적으로 발음하면 인공지능이 목소리의 떨림이나 끊김 등을 분석해 파킨슨병의 유무와 병의 경도를 판단하는 기기죠.

파킨슨병 진단기를 만든 동기 또는 사연이 궁금해요.

요양원에 봉사 활동을 하러 가서 우연히 파킨슨병 환자를 만났어요. 그분은 파킨슨병 증상 중 하나인 목소리 장애 때문에 의사소통하지 못하고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 있었어요. 이 경험으로 파킨슨병의 목소리 장애가 유발하는 정신적 고통이 극심하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그리고 몇 달 후 직접 파킨슨병 환자를 위한 의료 솔루션을 만들어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데 목소리를 주목한 까닭은 무엇인가요? 목소리에 병의 경도를 결정하는 어떤 유의미한 정보가 있는지 설명을 듣고 싶어요.

앞서 말씀드린 목소리 장애는 파킨슨병 환자의 89%가 나타내는 초기 증상 중 하나예요. 그만큼 파킨슨병을 진단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척도죠. 동시에 목소리 진단은 전문적인 기기가 필요하지 않고 시간 및 비용 소모 또한 아주 적게 들기 때문에 누구나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한 거예요.

파킨슨병 진단기에서 목소리를 분석하는 코딩

파킨슨병 진단기에서 목소리를 분석하는 코딩

그렇다면 진단기가 작동하는 원리는 어떻게 되나요?

진단기의 작동 원리는 정말 간단해요. 목소리를 스펙트로그램 이미지로 변환해서 CNN 분류기에 넣고 1~4중의 숫자 하나를 출력으로 얻는 거예요. 이렇게 해서 받은 숫자가 1이면 파킨슨병이 없는 사람이고 2~4는 파킨슨병이 있는 사람이면서 숫자가 클수록 병의 경도가 달라지죠.

설계 및 제작 도중 잘 해결되지 않고 막히는 곳은 어떻게 해결했는지 듣고 싶어요.

작동 원리를 결정하기는 어렵지 않았으나 문제는 학습에 있었어요. 딥러닝을 위해서는 최소 몇만 장의 데이터가 있어야 했지만, 그만큼이나 구하기란 불가능했어요. 파킨슨병 환자의 목소리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의료 데이터니까요. 결국 우리가 최대한으로 구한 데이터는 총 5000장이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이걸 가지고 1만 장이 넘게 데이터를 증강시켰어요. 이미 가지고 있는 정보를 반복해 사용하는 기존의 방법(noise adding, stretching, rolling, pitch shifting)이 아니라 기존 정보에 인간 음성의 정보(gender, age 등)을 추가할 수 있는 새로운 증강 방법까지 고안할 수 있었어요.

딥러닝캠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 아니었다면 이들의 메이커 페어 서울 참가도 없는 일이었을지 모른다.

딥러닝캠프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이 아니었다면 이들의 메이커 페어 서울 참가도 없는 일이었을지 모른다.

이채영 메이커님과 양서연 메이커님은 서로 어떻게 협력하기로 했는지 궁금해요.

우리 둘은 텐서플로우코리아 그룹이 주최한 딥러닝캠프에서 만났어요. 저(이채영)는 당시 파킨슨병 진단기를 만들기 위해 데이터 증강 기법을 개발하고 있었고 양서연님은 GPS 성능 개선에 관해 딥러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죠. 데이터 수집을 위해서 여러 가지 하드웨어를 조율하고 있을 때 저는 직감했어요, ‘양서연 님은 하드웨어 마스터다!’

그래서 곧바로 양서연 님에게 프로젝트 협업을 요청했죠. 그래서 이번 메이커 페어 때 선보일 파킨슨병 진단기를 함께 개발하기로 했어요. 협업한 이후로 저(이채영)는 기존에 만들던 커스텀 CNN 분류기를 모바일넷으로 바꾸는 과정을 진행했고요. 양서연님은 이 모바일넷을 텐서플로우 라이트로 변환해서 라즈베리파이 및 어플에 디플로이하는 과정을 맡아줬어요.

고등학생으로서 학업을 병행하며 작품을 만드는 데에서도 힘든 점이 있을 것 같아요.

고등학생으로서 딥러닝을 연구하는 점에서는 가장 먼저 컴퓨팅 리소스의 문제가 있어요. 딥러닝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GPU 컴퓨팅이 가능해야 하는데 달랑 노트북 하나로 연구하는 고등학생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죠.

그래서 학기 중에는 가벼운 네트워크로 이론을 연구했고 방학 때에 인턴십이나 리서치 캠프에 참가하며 대규모 실험을 진행했어요. 특히 이번 딥러닝캠프에 참가할 때 구글에서 클라우드 GPU와 TPU를 지원해준 덕에 걱정 없이 한 발 한 발 나아갈 수 있었죠.

파킨슨병 진단기의 안드로이드씽스가 부팅되고 있다.

파킨슨병 진단기의 안드로이드씽스가 부팅되고 있다.

앞으로 더 어떤 만들기를 지속하고 싶은지 꿈 또는 목표를 듣고 싶어요.

파킨슨병 진단기 개발 프로젝트를 거의 2년 넘게 진행하면서 의료용 인공지능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개발 과정에서 창업 준비도 했고 여러 번 피칭도 다녔고요. 이런 경험이 쌓이다보니 의료 AI 스타트업을 만들고 싶은 꿈이 생겼어요. 목표는 영화 〈엘리시움〉에 나오는 세상처럼 어디서든 누구든 어떤 병이든지 간편하게 진단 및 치료를 받는 의료 유비쿼터스 시대를 개척하는 거예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을 준비하며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다양한 프로젝트와 각양각색의 이야기를 들고 오실 메이커 분들과의 네트워킹이 가장 기대돼요. 산으로 사면이 둘러싸인 기숙사 학교에서 홀로 개발해와서인지 우리 프로젝트에 흥미를 느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웃음)

끝으로 메이커님들의 부스를 홍보하는 한마디 부탁드려요.

의사가 아닌 컴퓨터 앞에서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어요. 주위가 시끄러워도 음질이 좋지 않은 환경이어도 괜찮아요. 우리 부스에 방문하셔서 한 번의 “아―”로 혹시 모를 파킨슨병을 진단해보세요.

[2018메이커] 생활자전거, 함께 만들어요

생활자전거라는 이름의 자전거는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정답은 간단하다. 원하는 형태가 있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생활자전거’란 과연 무엇이 우리 생활에 적합한 자전거인지 고민하다가 만들게 된 철학적 개념의 용어이기 때문이다.

원쓰(좌) & 비고로(우) 메이커가 각종 공구가 즐비한 공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원쓰(좌) & 비고로(우) 메이커가 각종 공구가 즐비한 공방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주축은 둘이다. ‘원쓰’는 본래 목공 하는 사람으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기획을 도맡았고, ‘비고로’는 각종 자전거를 용접해가며 직접 제작하는 빌더이다. 이 둘은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하자센터’(이하 하자센터)에서 공공성을 띤 메이킹 활동을 하며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원쓰 그리고 비고로 메이커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자전거와 생활자전거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비고로 국내 자전거 문화는 레저 쪽으로 많이 치우쳐 있잖아요. 단순히 장을 보기 위한 자전거가 아닌지라 300~400만 원을 호가해요. 생활 속에서 그런 자전거를 타는 건 말이 안 되거든요. 동네 이곳저곳을 누비며 이동하기에 좋고 생활하는 사람이 자신에 맞게 간단히 탈 수 있는 자전거들을 그래서 생각한 거예요.

생활자전거라는 게 어떤 특정한 모델이라 말씀드리기는 힘들어요. 타고자 하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생활자전거마다 형태가 다 다르거든요. 시장을 자주 다니는 분들에게는 카고바이크가 생활자전거고 저한테는 집에서 아이를 태우고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자전거가 생활자전거죠. 내가 사용하는 목적에 맞게 제각기 어떤 자전거를 적용하면 좋을지 이야기해보고자 하는 활동 자체가 바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예요.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보여줄 작품 중에서 ‘카고바이크 엘로’는 어떻게 만들었나요?

원쓰 도시 생활에서 카고바이크가 꼭 필요하다고 한정 짓지는 않았어요. 도시에서 더 활용하기 편한 자전거를 생각해보다가 ‘카고바이크를 적용하면 어떨까?’ 하며 접근했죠. 처음에는 어머니들에게 이륜 카고바이크를 제안했더니 운전하기에 어려워서 힘들어하는 분들이 있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카고바이크는 좀 아닌가 생각도 했거든요. 그런데 앞에 바퀴를 두 개 달고 박스를 크게 다니까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고 그러니까 접근하기가 더 수월해지더라고요.

사실은 일반 자전거 뒤에다 우유 박스만 얹어도 카고바이크라고 할 수 있죠. 이번 프로젝트는 박스를 앞에도 놔보고 옆에도 놔보며 각자 생활이나 편의에 맞춰 작업해보고자 한 취지였어요. 작년과 올해 서울시의 ‘사회혁신 리빙랩 프로젝트‘를 기회로 생활 속에서 자전거를 어떻게 더 잘 활용해볼까 연구하고 실험해 나온 결과물이죠.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생활자전거프로젝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카고바이크 ‘엘로’ (사진=하자센터)

총 세 대 중 나머지 두 대는 어떤 자전거들인가요?

원쓰 생활자전거프로젝트에는 그 아래로 세 축이 있어요. 하나는 앞서 말한 리빙랩이고요. 다른 하나는 교통약자나 아직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교육용 자전거예요. 기존의 텐덤바이크라는 2인용 자전거는 앞사람만 운전하고 뒤에서는 발만 구르잖아요. 그런데 비고로가 제작한 자전거는 뒤에서도 조향이 가능해요. 자전거를 처음 탈 때 보조 바퀴를 떼고 뒤에서 잡아주다가 놓아버리는 방식을 쓰는데 그게 아니라 함께 탄 상태에서 감각을 서로 깨우치게 하며 자전거를 배우도록 하는 거죠. 장애인들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는 교육단체가 의뢰해서 실제로 장애인 청소년 교육에 활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역삼륜 카고바이크를 자전거 자체만으로 두지 않고 그 바이크에다 또 다른 프로젝트를 얹어내는 일이에요. 인형극자전거나 카페바이크 등 박스의 모양이나 형태를 바꿔서 원하는 방식의 활동을 마음껏 하게끔 하는 일이죠. 이렇게 세 축에 속한 자전거를 한 대씩 전시해 보여주려고요.

짐을 담을 박스와 어린이를 태울 안장이 추가로 장착된 생활자전거

짐을 담을 박스와 어린이를 태울 안장이 추가로 장착된 생활자전거

재료를 구하고 만드는 과정은 어떤 식으로 진행하나요?

비고로 프레임이나 큐링 등 자전거를 만드는 부품이 따로 국내에서 생산되지는 않아요. 그래서 작년에는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해 만든 경우가 많았고요. 그 외에는 폐자전거나 수도관 파이프를 재활용하는 형태로도 반반 정도 섞어서 하고 있어요. 강도가 필요한 부분은 전용 부품을 구매해서 쓰고 짐을 싣는 부분 등은 재활용 자재를 사용해서 제작하는 거죠.

원쓰 우리 공방 특성상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관해 계속 접근하고 있어요. 쓸모를 다시 살린 재료로 공공을 위한 창작물을 제작하는 일을 지향하죠. 안정적인 새 재료를 쓰는 것과 버려진 헌 재료를 쓰는 걸 비교하면 사실 메이커의 품이나 노력으로 따질 때 후자가 오히려 소모적이기는 하거든요. 그런데도 못 쓰는 재료를 공공의 재료로 다시 쓸 수 있게 만드는 과정 자체에 매력도 커서 계속하고 있어요.

기존의 자전거에 추가로 설치하는 액세서리나 장식도 연구 중이라고 들었어요.

원쓰 이 또한 생활 속에 자전거를 더 활용하기 위해 상상한 부분이에요. 자전거 모양을 아예 바꿀 수도 있지만 원래 제품에 뭔가를 붙이는 방식으로 해도 되거든요. 액세서리와 장식은 올해부터 연구하며 진행하는 중이에요. 페어 날 이 프로젝트도 메이커들에게 소개해서 관심 있는 분이 있다면 같이 기획해서 만들어보고 싶어요.

비고로 메이커가 생활 속의 자전거를 구상하며 프레임을 다루고 있다. (사진=하자센터)

비고로 메이커가 생활 속의 자전거를 구상하며 프레임을 다루고 있다. (사진=하자센터)

그럼 하자센터의 공방에서 자전거를 만들고 싶다고 말하면 같이 할 수 있는 건가요?

원쓰 우리가 상업적으로 제작을 의뢰받아 만드는 구조는 아녜요. 같이 만들고 싶더라도 그게 개인이 소유하려는 목적이라면 가능한 방법을 따로 안내해드리고요.

공공성을 띤 팀들과 함께 기획하고 제작하는 프로젝트는 열려 있어요. ‘우리가 무슨 프로젝트를 세워서 활동하는데 이런 자전거가 필요해요. 같이 만들 수 있을까요?’라 제안한다면 가능하죠. 받고 싶고 기다리고 있고요. 이처럼 활동이 명확한 분들과 연결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커요.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참가하며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원쓰 하자센터는 청소년 기관이에요. 그런 만큼 청소년 메이커들과 이어지고 싶은 게 사실 메이커 페어에 참여하는 가장 큰 목적이자 바람이죠. 만들기라는 작업과 우리의 공공 활동을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답을 찾고 싶기도 하고요. 그렇게 청소년 메이커들이나 메이킹으로 공공활동을 풀어나가는 분들이 있다면 꼭 만나고 싶어요. 왜냐면 주변에서 잘 안 보이더라고요.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를 얘기했을 때 ‘나도 이런 생각을 했다, 나도 관심이 있다’ 하는 반응을 듣고 싶어요. 생활자전거프로젝트와 콜라보레이션 그리고 연대가 이뤄지면 더 좋고요.

메이커 입장에서도 각종 카트나 탈 것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로워요. 참가자로서 부스를 진행하고 관람객으로서 다른 작품을 구경하는 데에 균형을 잘 잡아야겠죠. 다른 팀원들도 각자 관심이나 취향에 맞게 잘 즐기고 네트워킹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생활자전거프로젝트는 메이커 페어에 찾아올 이들의 마음에 화살을 명중시킬 수 있을까?

생활자전거프로젝트는 메이커 페어에 찾아올 이들의 마음에 화살을 명중시킬 수 있을까?

끝으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나 하자센터에 관해 홍보 한마디 부탁드려요.

비고로 생활자전거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나가기는 하지만 하자센터는 자전거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수작업을 하는 분들이 와서 작업하는 공간이에요. 디지털이나 3D 등 하이테크적인 메이킹은 아니어도 아날로그 하게 두 손으로 가구를 만든다든지 집에 묵혀둔 자전거를 수리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 분들이 오는 곳이거든요. 많이 찾아와주기를 바랍니다.

원쓰 하자센터는 기술 또는 작업 경험이 있는 분들이 커뮤니티를 이뤄 그 활동을 청소년이나 마을 주민들과 공유하는 곳이에요. 최근에는 하자센터가 메이커스페이스 공모사업에도 선정됐거든요. 이번 공모사업을 토대로 공방에 더욱 활용도가 높은 여러 장비를 갖추고 공간 세팅도 효율적으로 바꿔서 메이킹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거든요. 만들 공간이 없거나 생각을 같이 실천하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하자센터가 초대하고 싶어요.

비고로와 원쓰, 두 메이커는 메이킹이 공공에 더 많이 기여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비고로와 원쓰, 두 메이커는 메이킹이 공공에 더 많이 기여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 중이다.

[2018메이커] 메이커가 군대에서 살아남는 법!

―군 생활 틈틈이 너프머신건 만든 김동석 메이커

군인의 전역 그리고 복귀가 이렇게나 설렐 수 있을까? 김동석 메이커가 2016년 12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한 뒤 2018년 9월 4일 전역하며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화려하게 돌아온다. 무려 군 생활 중 틈틈이 제작한 초고퀄리티 너프머신건을 들고서 말이다. 군대 안에서 책 한 권 다 읽기도 힘들건만 메이킹을 해냈다니? 김동석 메이커를 만나 그 특별한 사연을 들었다. 그야말로 주경야독 뺨치는 주격야메(주간 사격 야간 메이킹)였다.

김동석 메이커가 자신이 설계한 너프머신건과 함께 사진 촬영에 응했다.

김동석 메이커가 자신이 설계한 너프머신건과 함께 사진 촬영에 응했다.

너프머신건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뒀나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5 때 드론파이트클럽에서 드론을 격추하는 역할을 맡았어요. 그때 처음 너프건을 다뤘는데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이 정도면 내가 만들 수 있겠다 해서 2016년 1월 처음 프로토타입을 제작해봤죠. 당시에는 여러모로 부족해서 잠깐 접어놨다가 그해 11월에 한 달간 빡세게 다시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12월이 입대 날이었거든요. 남은 기간 입대하기 전에 꼭 만들고 가야겠다 해서 마크4를 완성하고 군대에 갔죠.

올해 메이커 페어에 내놓을 버전은 마크9이고요. 군대에서 보고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버전을 업그레이드해가며 진짜 총처럼 외관을 만들고 있어요. 기성 너프머신건보다 더 세고 더 간지나게(?) 거기다 전동으로 움직이게끔 하는 게 목표예요.

기관총에 BB탄 총, 게다가 피칭머신까지 여러 메커니즘을 결합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실제 총은 사실 메커니즘이 간단하잖아요. 방아쇠를 당기면 화약이 총알을 밀어줘서 날아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건 화약 같은 강력한 에너지 소스가 없어요. 작은 힘을 증폭시켜서 큰 힘으로 만들어야 하니 자연스레 여러 메커니즘을 뒤질 수밖에요. 다른 좋은 게 있으면 찾아서 머리를 굴려가지고 따와야죠.

너프머신건의 총알도 별개로 만드나요 아니면 기성품을 사용하나요?

탄은 기존에 있는 걸 써요. 너프건의 탄도 50구경, 9㎜, 5㎜ 등 다양해요. 그래서 만약 권총을 만들고 싶으면 짤막한 탄에, 소총을 만들고 싶으면 또 다른 탄에 따라 설계하면 되죠. 원하는 형태와 구경에 맞게 가면 돼요.

‘밀덕’ 김동석 메이커가 배틀그라운드 3레벨 헬멧을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밀덕’ 김동석 메이커가 배틀그라운드 3레벨 헬멧을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럼 혹시 군대에서 보직은 무엇이었나요?

탄약계원이었어요. 덕분에 총알도 많이 만져보고 총도 다 분해·조립해봐서 군 생활이 도움이 됐죠. 부대 내에서 다루는 총기류는 다 만져봤으니까요. 거기에 녹아들어서 제 너프머신건도 새롭게 설계할 수 있었고요.

밀리터리 덕후 기질은 언제부터 있었나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요. 왜냐면 그해에 게임 서든어택이 나왔거든요. 친구들이랑 게임을 하는데 저는 사실 게임보다 게임 속에 나온 총, 특히 TRG를 너무 만들어보고 싶은 거예요. 어릴 때는 볼트액션이니 하는 개념도 몰랐고 총이면 그냥 쏘고 나가는 줄 알았죠. 그런데 걔랑 스카웃만 장전 방식이 다르니까 왜 저 총은 저렇게 장전할까 궁금하더라고요.

알아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와, 총이란 게 이렇게 아름다운 기계구나. 화학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변환해서 다시 장전하는 매우 정교한 기술이 숨어 있구나. 그걸 깨닫고는 본격적으로 총기류를 공부하고 직접 설계도 해보면서 푹 빠져들었어요.

탄약계원으로서 “이 총 정말 좋더라!” 할만한 총을 꼽자면 무엇이 있나요?

K14 저격 소총이요. 이건 진짜 물건이에요.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해서 특임대에서 쓰는 볼트액션 저격 소총이거든요. 박람회에서 보고 느꼈어요. “호오. 총이 이렇게 멋있을 수 있다니!” 들어도 보고 견착도 해봤는데 느낌이 장난이 아닌 거예요. 제가 행정계원이니까 인트라넷에 들어가서 교범을 볼 수가 있잖아요. 분해조립법이나 수리법을 찾아 읽으면서 배웠죠. K14는 다르구나, 정밀한 총을 만들려면 이 정도 관리는 해줘야 하는구나.

M16도 은근 감동이었어요. 보통 훈련소랑 자대에서는 K2만 쓰잖아요. 그러다 예비군 동원훈련 때 M16을 들어봤어요. 분명 K2보다 길어서 무거운 줄 알았는데 가벼운 거예요. 왜 가볍게 느껴질까 궁금했죠. 찾아보니까 무게 차이는 거의 안 났어요. 문제는 무게중심이더라고요. K2는 약간 앞에 쏠려 있어서 들고 다니기에 불편하지만 M16은 무게중심이 정확히 가운데에 있어요. 그래서 들기에도 편하고 사격할 때에도 더 잘 맞죠. 이걸 개발한 유진 스토너가 저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설계를 잘했으면 이렇게 성능이 좋을까. 그래서 M16 덕후가 됐죠.

김동석 메이커가 소개한 너프머신건의 설계도

김동석 메이커가 소개한 너프머신건의 설계도

너프머신건을 군 생활 동안 틈틈이 제작했다고 들었는데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는 불가능할 줄 알았어요. 이등병 때 사이버지식정보방(이하 사지방)에 들어가서 내가 과연 여기서 뭘 할 수 있을지 다 켜봤거든요. 깃허브도 들어가 보고 아두이노.cc에도 들어가봤는데 컴퓨터가 너무 느려서 뭘 돌려보려고 하면 뚝뚝 끊어지는 게 기본이었어요.

그러다 한 달 뒤에 유해사이트 접속자 목록이 날아와서 봤더니왔고 거기 곳곳에 제 이름이 빼곡히 적힌 거예요. 불려갔죠. “넌 도대체 들어가서 뭐했냐? 이 사이트는 뭐고 이거는 또 뭐냐?” 중대장님이랑 행보관님한테 해명했어요. 야동 보는 사이트가 아니라 이런저런 곳이라고.

그러나 설계는 해냈으니 기어이 답을 찾은 거네요. 늘 그랬듯이?

그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점점 사지방의 특성을 파악해갔죠. 생각해보니까 저는 CAD 정품 사용자고 사지방 규정에는 특정 사이트는 들어가지 말래도 뭘 꼭 설치하면 안 된다는 문구는 없더라고요. 답을 알았죠. 온라인 CAD보다 직접 설치해서 쓰는 CAD로 해야겠다. 그래서 그렇게 작업 계획을 잡았어요.

난관은 또 있었어요. 제가 쓰는 프로그램이 오토데스크 인벤터인데 용량이 10GB 정도 돼요. 다운로드하고 설치하는 데까지 40분쯤 걸리거든요. 그런데 평일에 컴퓨터 할 수 있는 시간은 한 시간이잖아요. 결국 40분 열심히 깔아서 달랑 10여 분 작업했다가 컴퓨터를 꺼야 하는 거예요. (웃음) 게다가 사지방 컴퓨터는 껐다 켜면 초기화되니까 매일 다시 설치해야 했고요.

작업 시간을 더 확보하는 방법은 없었나요?

히든카드가 있었어요. 군대 연등시간 있죠? 제가 있던 부대는 저녁 점호 이후 연등시간에 사지방을 쓸 수 있거든요. 부대가 공부하는 걸 갖고 뭐라 하지는 않아서 밤에 도서관이든 사지방이든 얘기만 하면 이용이 가능해요. 그래서 당직사관한테 “저 기계설계 공부합니다” 보고하고 연등시간 총 두 시간 중에 40분은 설치하면서 매커니즘 공부나 코딩을, 나머지 1시간 20분은 설계를 쫙 했어요. 이렇게 조금씩 매일매일 계속 쌓아나갔죠.

이런 식으로 프로젝트를 하나 하면 보통 한 달은 걸렸어요. 사회에서는 일주일이면 끝날 것을요. (웃음) 컴퓨터를 못 쓰는 일과시간에도 아이디어를 스케치하곤 했고요. 이게 제 눈물 나는 사지방 이용기랍니다.

군대에서 흘린 눈물은 현재 3D프린터의 매질이 돼 너프머신건의 부품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군대에서 흘린 눈물은 현재 3D프린터의 매질이 돼 너프머신건의 부품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그밖에 만드는 과정 중에서 어려운 부분은 없었나요?

일단 첫 번째로 제 작품은 컴퓨터 속에만 있고 제가 실제로 만질 수 없으니까 감각이 안 서는 거예요. (웃음) 설계한 모델이랑 실제 3D 프린터로 인쇄한 부품 간에는 제작 공차가 있어서 치수가 다르단 말이에요. 고작 0.6㎜가 엄청난 차이를 발생시켜요. 그렇지만 이걸 눈으로 확인하지를 못하니 감 잡기가 힘들었고요.

두 번째로는 앞서 말했듯 컴퓨터가 너무 느려서 설계 중에 시뮬레이션을 돌리면 블루스크린이 떠요. 그래서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노트에 치수를 다 적어서 여기가 이쯤 움직이면 저기는 저 정도 움직이겠지, 하면서요. 머리가 깨질 것 같아요. 나중에는 아예 직접 만들었어요. 종이로 뽑아서요. (웃음) 인쇄해서 오리고 핀 꽂아서 연결하고 움직여보면서 별짓을 다 했죠.

총을 만든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반응이 어떤가요?

시선이 그다지 좋지는 않아요. “많은 것 중에 왜 굳이 총이냐?” 묻더라고요. 부모님도 그렇고 친구들도 그러고요. 그런데 어떡해요? 제가 좋아하는데. 딱히 저는 주변 시선에 신경을 안 써요. 막상 완성되면 좋아하고 다들 쏴보니까요. (웃음)

아무래도 총이다 보니 안전문제도 중요할 것 같아요.

애초에 우리나라 법으로 운동에너지 0.2J 이하면 문제없거든요. 계산해서 무조건 0.2J 이하로 맞춰요. 그러려고 실험용 기구도 만들고요. 만일 그 이상이 나오면 모터 스피드를 낮추는 등 안전하게 조절하고 있어요.

복학생 티가 안 나는 젊은 대학생, 김동석 메이커는 올해 페어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복학생 티가 안 나는 젊은 대학생, 김동석 메이커는 올해 페어만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전역자 신분으로 첫 메이커 페어 참가입니다. 기대되는 부분이 있다면요?

제가 그간 만든 총을 사람들이 직접 쏴보는 시간이잖아요. 제가 만든 총에 신뢰를 갖고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커요. 내 새끼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줘 보이는 첫 순간이니까요. 부스를 내 참가하기도 처음인지라 어려운 점도 좀 있겠지만 잘해야죠.

걱정되는 부분도 있기는 해요. 탄이 여러 종류가 있어서 섞였을 때 생기는 문제도 있고 관람객들이 잘못 쏴서 저 멀리 날아가거나 누군가가 맞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잖아요. 그런 일은 없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관람객들에게 너프머신건과 김동석 메이커를 홍보하는 한마디 부탁드려요.

제가 군대에서 어렵게 만들어온 작품이니까 많이 찾아주면 좋겠어요. 이번 메이커 페어 때 ‘사지방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세미나도 열거든요. 주요 내용은 제 눈물 나는 군대에서의 메이킹 이야기고요. 앞으로 입대할 분들에게 좋은 ‘꿀팁’이 될 거예요. 여러분에게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부스에서 좋은 사격 실력을 뽐낸 ‘특등사수’에게는 치킨 쿠폰을 드려요. 배그 콘셉트로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 하실 수 있게요. (웃음) 제 옆에서는 콩돌이 프로덕션이 자그마치 오버워치 토르비욘 포탑도 가져오니까요. 함께 놀러 오세요!

사제 컴퓨터를 만지는 그의 얼굴에 생기 돋는 미소가 가득하다.

사제 컴퓨터를 만지는 그의 얼굴에 생기 돋는 미소가 가득하다.

[2018메이커] 밀어주고 채워주는 ‘메이커 부자’

# 옛날 옛적에 아버지가 코딩을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옆에서 지켜보던 아들이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어? 아빠, 저 이거 배웠어요.” 이 말을 들은 아버지는 아들에게 “그럼 네가 한번 해볼래?”라고 말했어요. 아들은 곧장 아버지보다 훨씬 나은 코딩을 만들어냈죠. 아버지는 생각했어요. ‘어라? 이거 잘 됐다.’

아빠와 아들의 동업은 이렇게 시작됐다. ‘Exp. D&A’라고 공식 팀명까지 지어서 말이다. 아버지 박성윤, 아들 박철종 메이커는 미니어쳐 리얼리티(Miniature Reality)을 보여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해한 재미있는 작품들을 가지고 찾아온다. 부자 메이커를 만나 그들이 가져올 모험과 실험의 결과물을 먼저 살펴봤다.

박철종 메이커(좌)와 박성윤 메이커(우)가 그들이 만든 것과 만들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박철종 메이커(좌)와 박성윤 메이커(우)가 그들이 만든 것과 만들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p. D&A라는 이름에 담긴 뜻은 무엇인가요?

먼저 Exp.에는 여러 의미가 있어요. Experiment(실험)부터 해서 Experience(경험), Expert(전문가), Explorer(탐험가) 등 Exp로 시작하는 긍정적인 낱말들이 많더라고요. 농담조로 간혹 Expensive라고도 하고요. (웃음) 그렇게 실험하고 경험하고 탐험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붙여봤어요.

D&A도 복합적인 이름이에요. 디지털과 아날로그(Digital & Analog)이기도 하고 실은 아빠와 아들(Daddy & Adeul)이기도 해요. DNA도 같으니까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함께 접목하는 아빠와 아들 팀이라는 의미예요.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선보일 모험과 실험, Moon Exploring Robot과 Xevious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선보일 모험과 실험, 달 탐사 로봇(Moon Exploring Robot)과 제비우스(Xevious)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에 내놓을 작품을 소개해주세요.

먼저 Exp. 중 Exploring(탐험)에 주제에 맞춘 작품이에요. 작품 이름은 ‘달 탐사 로버(Lunar Exploring Rover)’이고 실제의 것보다 10분의 1 크기로 줄여서 만들었죠. 지난해에 선보인 ‘집 탐사 로버(Home Exploring Rover)’보다 좀 더 크고 서스펜션도 움직일 뿐 아니라 카메라도 성능이 더 좋은 제품으로 썼어요. 전과 마찬가지로 고글을 쓰고서 로버의 시점으로 조종하고 탐사할 수 있게 부스를 꾸미려고요.

또 하나는 Experiment(실험)를 주제로 한 작품이에요. 스크롤 슈팅 게임 ‘제비우스(Xevious)’라고 혹시 아시나요? 그건 디지털인데 우리는 실사 아날로그 형태로 옮기는 실험을 할 거예요. 조이스틱으로 조종하면 3D 프린터의 x축과 y축이 작동하는 것처럼 비행기가 움직일 거고요. 그 아래로는 지도가 컨베이어벨트처럼 돌아가면서 적들이 불빛을 반짝이게끔 하게요.

고글을 쓰는 것만으로 직접 달 탐사원이 될 기회는 흔치 않다.

고글을 쓰는 것만으로 직접 달 탐사원이 될 기회는 흔치 않다.

달 탐사 로버를 보며 관람객이 특히 주목할 부분이 있다면요?

이번에 만들면서 꽤 재미있는 소재를 사용했어요. 플라플러스(Plaplus)라는 재질인데요. 많은 분이 알고는 있으실 거 같은데 제가 만난 사람 중에서는 아직 잘 모르는 분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다른 메이커들에게 소개해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보통 플라스틱은 강도도 떨어지고 열에 변형도 돼서 약하잖아요. 그런데 플라플러스는 매우 단단하고 휨성도 덜해요. 그러면서 탄성도 있어서 바퀴 같은 데로도 쓸 수 있죠. RC 카라든지 움직이는 완구를 만들 때 좋을 거예요.

지금은 그림에 불과하나 한두 달 뒤 얼마나 멋진 비행기로 변해 있을까?

지금은 그림에 불과하나 한두 달 뒤 얼마나 멋진 비행기로 변해 있을까?

제비우스 실사판은 이제 만들기 시작하면서 고민하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이거 때문에 3D 프린터나 CNC의 십자축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계속 연구하고 있어요. 인형뽑기 게임기도 참고하는 것 중 하나고요. 우리는 가능하면 단순하게 제비우스를 구현해내려고 해요. 다른 분들도 ‘나도 저렇게 하면 만들 수 있겠구나’라며 쉽게 할 수 있도록요.

돌아가는 지도에서는 적들이 LED 불빛을 내며 반짝일 거고요. 비행기 밑으로는 색깔을 탐지하는 센서를 넣어서 장애물마다 반응을 다르게 할 예정이에요. 이를테면 빨간색에 닿으면 체력이 깎이고 파란색에 닿으면 포인트가 오르는 식으로요.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거리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기라 도가’
Exp. D&A는 “액션시네마 시리즈의 전시 역시 고민 중”이라 밝혔다.

재미난 작품이 참 많은데 Exp. D&A가 메이커로서 만드는 방향은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사실 우리에게 ‘이걸로 스타워즈를 만들 거야, 건담을 만들 거야’ 같이 외형을 무엇으로 씌우느냐는 부차적인 부분이에요. 우리가 만들고 싶은 바를 표현하기에 좋아서 건담을 쓸 뿐이죠. 주된 방향은 ‘아두이노라는 MCU를 가지고 어떤 재미있는 것들을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을까’예요. 디지털 쪽의 기술에다 아날로그 감성과 재미를 덧붙여서요.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율주행 로봇을 만드는 일이에요. 그걸 해내기 전 단계에서 앞으로는 지금 것들을 지나 탱크도 만들고 다른 주제로도 계속 시도할 거예요. 그 과정에서 하드웨어 설계라든가 프로그래밍이라든가 각종 센서들이 점점 추가되고 복잡해지겠죠.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씩은 레벨을 올리며 그런 아이템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에요.

제비우스 실사판을 만들고자 회의 중인 부자. 아빠와 아들은 손마저 닮았다.

제비우스 실사판을 만들고자 회의 중인 부자. 아빠와 아들은 손마저 닮았다.

아버님은 하드웨어 아드님은 프로그래밍을 맡는데요. 각자 역할분담을 더 설명해주세요.

글자 그대로인데. (웃음) 저는 주로 공학 기술을 이용해 하드웨어를 제작하면서 3D 설계도 하고 더 나아가서는 페인팅으로 예쁘게 꾸미는 일도 해요. 이때 이렇게 저렇게 움직이면 어떨까 계속 고민하면서 하드웨어를 만들고 아두이노 배선까지 다 마치면 그때 아들에게 얘기해주죠. 예를 들면 “여기서 허리는 90도 돌아갈 때 머리는 반대로 60도가 돌아가게 해줘라” 같이요.

그러면 아들이 의뢰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집어넣어요. 예시 이상으로 복합적인 작동도 요청하는데 아들은 그걸 함수로 만들어내요. 제가 만약 코드를 짰으면 100줄은 될 걸 아들은 50줄로 줄여주고요. 제가 했으면 수정도 각 줄마다 숫자를 일일이 바꿀 걸 아들은 한 줄 안에서 숫자만 수정하면 끝나게 하죠. 정리를 참 잘 해줘요. 프로그래밍할 때 아들이 자기 아이디어를 덧붙이기도 하고요.

박성윤 메이커는 아들에게 시키지 않고 흥미를 느낄 때 조금씩 보여주는 아버지다.

박성윤 메이커는 아들에게 시키지 않고 흥미를 느낄 때 조금씩 보여주는 아버지다.

프로그래밍을 잘 하는 아드님을 위해 아버님은 주로 어떻게 도와주시나요?

제가 하는 것들을 아들에게 한꺼번에 알려주기보다는 아들이 관심 있어 할 때를 보고 조금씩 다가가요. C언어 등을 공부하고 싶다면 관련된 책을 사주거나 인터넷으로도 정보를 찾아주죠. 그랬더니 어느새 제가 짠 원시적이고 초보적인 코딩이 아들의 손을 거치니까 매우 세련되고 효율적이고 있어 보이게 달라지더라고요.

최근에는 아들이 라즈베리파이를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제 수준에서는 아두이노 정도로 충분한데 아들은 좀 더 고난도로 계산할 수 있는 라즈베리파이 쪽을 찾는 거예요. 유니티도 최근에 공부하고 있고요. 그래서 아들이 계속 공부하면 나중에 제가 편할 것 같아요. (웃음)

박철종 메이커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스스로 아이디어도 낼 줄 아는 아들이다.

박철종 메이커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스스로 아이디어도 낼 줄 아는 아들이다.

이쯤에서 아드님의 입장이 궁금한데요. 어려운 요구조건을 받았을 때 심정은 어땠나요?

‘잘 할 수 있을까?’ 좀 걱정되기도 했는데 그냥 해버려서고. (웃음)

나중에 아버님과 떨어져서 혼자 만들고 싶은 게 있다면요?

언젠가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고 싶어요.

올해 메이커 페어에서 좀 더 얻고자 하는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솔직히 작년에 처음 참가하면서는 우리 자리를 지키기에나 바빠서 다른 분들의 부스를 구경하고 교류하는 게 부족했어요. 남들에게 자랑하는 재미도 물론 있었지만, 우리가 볼 기회는 적었던지라 아들도 저도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죠. 지난번에는 부스 운영이 서툴러 우리의 바람을 못 채운 점이 있었는데 올해는 더 많이 다니면서 깊은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부스 내에 무인 영역을 만들어 볼까 봐요. 둘 중 한 명은 꼭 부스를 지키겠지만 제비우스의 경우는 무인 부스 형식으로 운영되는 거죠. 동전을 넣으면 자동으로 작동법을 알려주는 음성이 나오든가 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면 카메라를 장착한 로봇을 통해 화상으로 통화하면서 설명해주든가요. “거기 동전 넣으시고요. 방향전환은 저렇게 하면 돼요” 하는 식으로요. (웃음) 그렇게 해놓으면 부스를 지키는 사람도 여유롭고 관람객들은 원리를 궁금해하기에 앞서 재미있는 장난감으로써 즐기고 갈 수 있겠죠.

부자가 만들어온 기록들을 정리한 포트폴리오. Exp. D&A의 중요한 지적 자산이다.

부자가 만들어온 기록들을 정리한 포트폴리오. Exp. D&A의 중요한 지적 자산이다.

끝으로 Exp. D&A 부스를 홍보하는 한마디 부탁드려요.

우리가 계속 추구하는 바는 이거예요. 디지털 위주로만 나가는 것도 물론 필요하나 아날로그 감성도 좀 더 같이 가져가기를 바라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우리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꿔보는 만들기를 계속 시도하는 부자임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디지털을 좋아하는 아들과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아빠가 힘을 합해 또 다른 재미를 만들어내는 부스라고 사람들이 봐주시면 좋겠어요.

아빠와 아들이자 두 메이커가 회의 중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아빠와 아들이자 두 메이커가 회의 중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18메이커] 어둠의 공학자 심프가 가져올 빛의 아이템

심프팀은 어둠의 공학자 심프, 조수 유라, 프로그래머 루이스, 디자이너 KDH로 구성된 메이커 팀이자 유튜브 크리에이터 팀이다. 심프팀이 추구하는 목표는 어려워 보이는 메이킹 과정을 영상으로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일이다. 그들의 시도는 성공적이었고 2018년 8월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수는 6만 명이 넘는다.

심프팀을 직접 보고 싶다면 다음 달에 열릴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만날 수 있다. 2016, 2017년에 이어 3년 연속 참가하는 심프팀이 이번 페어에서는 어떤 재미난 작품들을 손수 들고 나타날까? 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심프팀은 만들기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끼를 가득 발산하는 크리에이터들이다.

심프팀은 만들기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끼를 가득 발산하는 크리에이터들이다.

이번 메이커 페어 서울에 가져올 작품들을 소개해주시겠어요?

먼저 초간단 스마트 미러를 보여드릴게요. 3시간 만에 만들었어요. 내부 구조는 간단한데요. 디스플레이와 라즈베리파이3B+, 스피커, 마이크 그리고 하프미러로만 구성됐죠. 나머지는 목재고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 만들었어요. 나무 프레임을 재단해서 사람들이 목공용 접착제로만 붙여서 만들 수 있게요.

초간단 스마트 미러는 요즘 가장 핫한 매직미러 오픈소스와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한 작품이에요. 벽에 걸어놓으면 우리가 방에 누워 있어도 목소리를 인식하거든요. 일정을 추가해달라고 하면 바로 추가해서 스마트폰과 연동해줘요. 비서급으로 AI 스피커처럼 활용할 수 있죠.

직접 만든 스마트미러를 바라보며 심프가 씨익 웃고 있다.

직접 만든 스마트미러를 바라보며 심프가 씨익 웃고 있다.

그 외에 지금 제작 중인 작품들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우리가 만들 것 중 하나로 궁예머신이 있어요. 주위에서 무슨 소리가 나면 센서가 감지해서 “누구인가? 지금 누가 ○○소리를 내었어?”하며 관심법으로 남들을 혼내는 기계인데요. (웃음) 수험생들이나 일에 집중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획했어요.

개구리알 물총 마크2도 가져갈 거예요. 2016년에 만든 총을 외관과 작동방식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리모델링할 예정이거든요. 공기를 압축해서 발사하는 개구리알 크리스탈볼은 말랑말랑하고, 물이 99%여서 너프건보다 안전하고 맞아도 아프지 않아요. 유럽에서는 초등학생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기도 하고요. 이번에 가져가서 아이들과 같이 체험할 수 있게 해볼까 해요.

작품 만들기에 촬영까지 힘이 두 배로 들 것 같은데 어떤가요?

부담은 분업을 통해 나누고 있어요. 조금 힘든 점도 있지만 즐기면서 하는 편이죠. 만들 작품에 관해 아이디어나 콘셉트를 잡을 때 회의를 거쳐 진행하고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촬영, 편집, 디자인, 작곡 등 각자 역할을 다 달리해서 움직여요.

최신 유행어를 순식간에 메이킹으로 승화시킨 4달라 저금통

작품을 만들고 영상을 만드는 것과 정반대로 영상부터 만들고자 순서를 바꾸기도 하나요?

그렇죠. 대표적인 작품이 「4달라 저금통」이에요. 요즘 유행하는 김두한 “4달라!” 드립이 재미있는데 뭔가 메이킹으로 승화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즉흥적으로 밤새 하루 만에 완성했죠. (웃음)

4달라 저금통은 저금을 열심히 하도록 유도하는 게 목적이에요. 한 번에 저금할 때 4000원 이상을 안 하면 괴롭히는 역할이죠. “4달라쯤 합시다.” “4달라!”같은 말을 뱉으면서요. 저금을 열심히 하자는 메시지를 재미있게 승화시켜봤어요.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과 실제 전시로 보여주는 것에서 차이는 어떤가요?

우리끼리 만들고 조작하고 촬영할 때까지는 이렇게 관심이 있을 줄 몰랐는데 영상을 본 사람들이 실제로 찾아와서 알아보고 체험하고 가는 게 늘 신기하죠. “이거 저도 영상으로 봤는데 재미있었어요.” “이 영상은 제가 보니까 이랬어요” 얘기도 해주시며 그 자리에서 소통도 할 수 있고요.

인터넷으로는 반응을 댓글 같은 텍스트나 공유돼 퍼져나가는 수치로만 간접적으로 경험하잖아요. 하지만 직접 보여드리면 표정의 변화라든가 각종 반응을 다 두 눈으로 볼 수 있으니까 매우 의미 있고 즐거워요.

회의 중 심프팀의 네 팀원이 격렬하게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있다.

회의 중 심프팀의 네 팀원이 격렬하게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있다.

작품을 만들고 영상을 찍어 올리는 메이커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어요. 어떻게 보시나요?

아주 좋죠. 우리도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어서 배우고 우리가 좀 더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가공해서 올리거든요. 우리 영상을 본 사람들이 또 블로그나 유튜브를 통해서 만든 것들을 공유하는 걸 우리는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서로 공유하는 선순환이 메이커 운동의 확산이자 본질이잖아요.

사실 2014년에 심프팀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작품을 영상으로 공유하는 문화가 거의 없었거든요. 요즘은 많은 유명한 분들도 우리 영상을 참고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우리를 계기로 유튜브를 시작한 분들도 봤고요. 신기하고 보람도 느끼죠. 우리가 목표로 한 메이커 공유 문화확산이 잘 이뤄지고 있구나 싶어 뿌듯하기도 하고요.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선 장소가 바뀌었대서 기대하는 중이에요. 새로운 장소는 항상 기대되죠. (웃음) 마음껏 즐길 수 있을 만큼 공간이 넓었으면 좋겠어요. 또 많은 메이커들이 각자 어떤 작품을 만들어 올지도 아주 궁금하죠. 우리도 매번 전시를 보면서 감명받거든요. 어떤 놀라운 것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정말 기대돼요.

끝으로 심프팀 부스를 홍보하는 한마디 부탁드려요.

“저는 어둠의 공학자 심프팀의 심프입니다. 만들면서 배운다. 심프팀에게 불가능한 DIY는 없다. 언제든지 찾아가서 소통하며 DIY를 전파하는 심프팀이 되겠습니다. 으하하하하! 9월 29일과 30일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서 뵙겠습니다. 자, 따라오시죠! 부의이이이이잉!”
많이 사랑해주시고 심프팀 구독 부탁드립니다. (웃음)

심프팀의 자신감 가득한 눈빛이 그들이 꾸며낼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을 더욱 기대케 한다.

심프팀의 자신감 가득한 눈빛이 그들이 꾸며낼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을 더욱 기대케 한다.

[2018메이커] 전신 슈트 장착한 슈퍼히어로를 꿈꾸다

내 꿈은 전신 수트 장착한 매카니컬 아티스트!
― 변신로봇 팔을 3D프린터로 출력·제작하는 3DPPMP 김장호 메이커 –

아이언맨, 배트맨, 007 등 소위 ‘장비빨’로 적들을 무찌르는 슈퍼히어로를 동경하던 한 남자가 있었다. 결국에는 덕질을 넘어 직접 히어로들이 장착할 법한 기어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으니. 3D 프린팅 플랫폼 3DPPMP(3D Printed Plastic Model Platform)의 운영자 김장호 메이커의 이야기다.

김장호 메이커의 특기는 3D 프린터로 부품을 출력하고 모터와 제어기를 연결해 변신로봇 팔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살아 있는 마블코믹스의 토니 스타크이자 DC코믹스의 루시우스 폭스라 할 만하다. 3D 프린터를 가지고 뭘 어떻게 하기에 이런 작업이 가능할까? 비밀리에(?) 그를 만났다.

김장호 메이커가 비장의 무기(?)를 들고 나타나 따봉을 보이고 있다.

김장호 메이커가 비장의 무기(?)를 들고 나타나 따봉을 보이고 있다.

3D 프린터로 만들고자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주로 흥미 있는 쪽은 로봇이에요. 비슷한 형태라도 저만의 디자인이 담긴 세상에 하나뿐인 로봇을 만들려고 해요.

만들기 전에 주로 영감을 얻는 창구가 어디인지도 궁금합니다.
평소에 SF 영화나 만화, 애니메이션 등을 많이 봐요. 그러다가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구상을 구체화해나가며 제작을 시작하죠.

요즘은 특히 마블코믹스를 즐겨 보고요. 그중에서도 슈트와 로봇이 등장하는 아이언맨을 많이 좋아하는 편이에요. 이전에는 배트맨이나 007 같은 히어로도 많이 봐왔죠. 매체 속에서 만드는 장비들이 좋더라고요. 현실에서 볼 수는 없는데 영화에서 상상으로 표현한 자체가 재미있어서요.

김장호 메이커가 3D 프린터로 어떻게 변신로봇 팔을 만드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김장호 메이커가 3D 프린터로 어떻게 변신로봇 팔을 만드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작품을 만드는 제작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먼저 무슨 작품을 만들 것인지를 구상하고 어떻게 움직일지 생각하면서 모델링을 시작해요. 구동 형태를 다 잡고 나면 모델링하면서 디자인 작업을 같이하죠. 모델링이 끝나면 3D 프린터로 출력한 다음 모터와 제어기와 함께 조립합니다.

조립을 마쳤으면 이제 움직일 차례잖아요. 이때 구상에 맞춰 코딩을 합니다. 코딩이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실제로 움직여보면서 수정한 끝에 로봇을 완성하는 거예요. 그리고 항상 사진과 영상을 남겨서 공유하고요.

김장호 메이커의 작품 ‘MECHAND’에는 손가락 마디를 부드럽게 움직이려는 고민이 가득 녹아들었다.

김장호 메이커의 작품 ‘MECHAND’에는 손가락 마디를 부드럽게 움직이려는 고민이 가득 녹아들었다.

제작하면서 특히 신경을 쓰는 과정이 있다면 어느 부분인가요?

제 본래 직업은 메카니컬 엔지니어, 즉 기구개발자거든요. 전공도 하는 일도 구조물의 외형에 관한 분야인지라 로봇을 만들 때도 외관의 디자인이나 작동하는 구조에 관심을 많이 쏟는 편이에요.

작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장비와 도구는 각각 무엇인지요?

3D 프린터는 오픈크레이어터즈의 마네킹 제품을 사용해요. 작품의 대부분을 이 3D 프린터로 출력해 사용하고 있는데요. 지금은 단종이 돼서 추천해드리기는 어렵네요. 모터와 제어기는 로보티즈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요. 모터의 성능과 품질이 워낙 좋고 코딩 프로그램도 제공해주거든요. 어렵지 않게 쓰기에 좋아서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어요.

MECHAND(좌) 그리고 ARM_BAG, 변신 전에는 평범하지만…….

MECHAND(좌) 그리고 ARM_BAG, 변신 전에는 평범하지만…….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가지고 나올 작품들로는 무엇이 있는지요?

먼저 보여드릴 작품은 ‘MECHAND(멕핸드)’예요. 메카닉 핸드를 합성한 이름이고요. 그냥 두면 뭔가 통 같은 느낌인데 간단히 움직여서 착용 가능한 장갑으로 변신하는 작품이에요. 손가락 마디마다 스프링을 내부에 집어넣어서 관절 포인트를 만들었죠.

다음으로 소개할 작품은 ‘ARM_BAG(암백)’이에요. 가방 모양에서 순식간에 기다란 로봇 팔로 변신하는 작품인데요. 육각형 구조로 제작하고 종이접기를 하듯 가방일 때와 팔일 때 접고 펴는 방법을 다르게 해서 입체적으로 만들어냈죠. 자석이 있어서 빠르게 달라붙으며 형태를 갖추는 것도 특징이에요.

또 최근에 만든 로봇으로 ‘ARGIOPE(아르지오페)’가 있어요. 고무줄 총을 장착한 4족로봇이면서 로봇 팔로 변신도 할 수 있죠. 이것도 페어 날 가져가서 관람객이 직접 손에 끼워보며 체험하게끔 하려고요.

변신한 MECHAND(위)와 ARM_BAG은 창대함 그 자체! 보는 순간 입이 떡 벌어진다.

크기는 메이커님 손에 맞춘 건가요? 손에 꼭 맞게 프린팅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수정이 많이 필요했어요. 사람 몸에 맞춰서 만들기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착용하지 않는 로봇들은 대충 오차가 있어도 적당히 감안해서 만들면 문제가 없었는데 이것들은 워낙 손에 딱 맞춰 만들어야 하다 보니까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야 했죠. 크기가 맞더라도 역학적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일 또한 중요해서 할 때마다 고민을 많이 하게 돼요.

앞으로 꼭 만들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꼭 완성할 작품이자 지금 만들고 있는 작품은 전신 슈트예요. 아까 말씀드린 아이언맨의 영향을 받았다고도 할 수 있죠. 이전에도 여러 슈트들이 있었지만 메카니컬한 슈트는 현재 아이언맨이 표본이니까요. 그러나 아이언맨을 따라 만들지는 않을 거예요. 저만의 디자인으로 새로운 슈트를 만들고 싶어서 작업하는 중이에요.

설계 및 디자인은 어느 정도 완료됐고 이제는 프린팅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지금은 여름이라 너무 더워서 가을 이후부터 진행하려 해요. 3D 프린터가 열을 이용해서 출력하다 보니까 한여름에는 출력실패도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현재는 모델링의 디테일을 올리는 중이고 실제 프린팅은 머리, 바디, 팔, 다리 순으로 내년 초까지는 차츰차츰 마무리하려 해요. 보통 로봇 팔만 만들면 1~2개월이면 되는데 슈트는 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고 있죠. 가능하다면 내년 메이커 페어에는 전신 슈트로 참가해서 멋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김장호 메이커는 지난해에도 ARM_BAG을 착용하고 메이커 페어 서울의 곳곳을 돌아다녔다.

김장호 메이커는 지난해에도 ARM_BAG을 착용하고 메이커 페어 서울의 곳곳을 돌아다녔다.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참가하면서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어떤 부분인지요?

메이커 페어에 전시자로 참여하기는 처음이지만 사실 지난 2년 동안 제 로봇 팔 작품을 들고 관람하러 갔습니다. 많은 분들이 구경하고 착용해보면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더라고요. 이번에도 특별히 다르지는 않을 듯해요. 놀러 가서 보여드리고 체험하고 즐기는 건 같을 테니까요. 재미있으리라는 기대만 하고 있어요.

끝으로 부스를 홍보하는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이번에는 더 많은 팔들을 가져가 관람객들과 메이커분들과 더 기분 좋은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8과 제 부스에 많이 오셔서 좋은 추억 만들고 가시면 좋겠네요. 제 작품들은 페이스북 페이지에서도 꾸준히 공유하고 있으니 많이 찾아와주세요.

전신 슈트를 입고서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등장할 김장호 메이커가 벌써 기대된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8 관람객 등록하기▼

[2018메이커] 경쾌한 움직임 만드는 메이커 커뮤니티, 게러지엠

재미난 물건, 재미난 일, 재미난 일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는 9월 이들과 함께 모여, 만드는 이들의 축제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을 엽니다. 메이크코리아가 축제의 주인공들을 미리 만나 전시 예정 작품을 살짝 엿보고 왔습니다.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오시면 완성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사 속 메이커와 직접 만나 이야기하며 함께 ‘놀’ 수 있습니다. 가슴 깊은 곳에 무엇인가를 만들고픈 열망을 간직한 ‘어른아이’와 청소년, 그리고 어린 친구들을 모두 초대합니다.

Garage.M(게러지엠)은 지난 4월 출범한 모빌리티(mobility, 이동성과 기동성을 갖춘 물건을 통칭함) 전문 메이커 커뮤니티다. 한마디로 움직이는 수단과 관련해서는 모든 걸 만든다. 자동차부터 배, 잠수함을 넘어 헬리콥터와 위성까지 육해공을 망라한다. 사람이 탑승하는 실제 탈것을 만드는 이들이기에 스케일 역시 남다르다.

게러지엠은 최근 충청남도 공주시 소재의 외딴 공장에 메이커스페이스를 구축했다. 그야말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최적화된 장소다. 게러지엠은 이곳에서 무슨 큰일을 벌이려 하고 있을까? 메이커스페이스에 직접 찾아가 송정현 메이커의 이야기를 들었다.

송정현 메이커가 게러지엠 메이커스페이스 앞에서 자동차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송정현 메이커가 게러지엠 메이커스페이스 앞에서 자동차와 함께 포즈를 취했다.

게러지엠은 어떤 이들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인가요?

게러지엠은 15인의 긱(geek)한 메이커가 모여 발족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제 스포츠카 ‘스피라’를 만든 엔지니어 이승민 메이커가 대표로, 스타트업의 신제품과 신서비스를 엑셀러레이팅하는 제가 부대표로 중심이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움직임을 만드는 메이커 커뮤니티로, 나아가 전국의 모빌리티 기술자와 스타트업이 모여서 함께 하는 곳으로 확장하려 합니다.

충남 공주에 터를 잡은 까닭은 무엇인가요?

규모가 큰 작업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이렇게 커다란 공간을 좋은 조건에 갖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공주가 자동차로 서울에서 두 시간, 부산에서 세 시간 거리라 자동차와 모빌리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는 곳이어서 이곳을 선택했어요.

게러지엠의 공장 내부. 사출기 등 대형 프로젝트를 위한 기기들이 구비되어 있다.

게러지엠의 공장 내부. 사출기 등 대형 프로젝트를 위한 기기들이 구비되어 있다.

게러지엠의 공장 내부. 사출기 등 대형 프로젝트를 위한 기기들이 구비되어 있다.

게러지엠의 공장 내부. 사출기 등 대형 프로젝트를 위한 기기들이 구비되어 있다.

이곳은 향후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요?

환경 자체는 지금도 웬만한 사이즈의 작업을 충분히 다 할 수 있게 마련돼 있어요. 공장에는 사출기부터 호이스트, 트레일러, 지게차까지 있고요. 마당만 무려 1,500평이에요. (웃음) 모빌리티가 아니더라도 규모가 큰 작업을 분들이 우리 공간에 많이 왔으면 좋겠어요.

최종 세팅은 오는 8월 정도에 마무리가 될 거예요. 메이커들을 위한 휴게실 그리고 교육장 겸 3D 프린팅 등 간단한 가공이 가능한 장소도 만들 거고요. 숙식 장소도 갖춰서 우리 공간에서 언제든 밤샘 작업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에요. 완성한 뒤에는 개소식을 열어서 전국에 있는 메이커들을 초대하고 고기 파티도 열 생각이에요. 그때 놀러 오셔서 공간 구경도 하고 이곳에서 무슨 작업을 할 수 있을지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1,500평에 달하는 게러지엠의 넓은 마당.

1,500평에 달하는 게러지엠의 넓은 마당.

안쪽에는 숙소와 닭장(!)도 있다.

안쪽에는 숙소와 닭장(!)도 있다.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에 참가하고자 준비 중인 작품은 무엇인가요?

메인으로는 카카오프렌즈 미니카의 실사 버전, 실제로 타고 운전할 수 있는 카트를 만들 거예요. 가장 인기가 많은 라이언부터 외관을 똑같이 해서 제작할 거거든요. (웃음) 페어 날에 테이블 위에는 미니카를 놓고 그 앞에 실사 버전의 카트를 가져와서 직접 탑승하게끔 하려고요. 그렇게 만들면 관람객들에게도 충분히 재미를 줘서 인기를 얻지 않을까요?

또 하나는 카페 카트를 만들려고 해요. 전다은 메이커가 메이커 페어 낭트에 다녀와서 소개해준 그 카트요. 낭트에서의 그것처럼 이국적인 느낌을 줄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도 움직이는 모빌리티에 타서 우아하게 차도 마시고 술도 마시며 라이브로 음악도 들을 수 있는 경험을 안겨주고 싶어요. 제가 과거에 음악을 한지라 주변에 뮤지션들이 많거든요. “이틀간 와서 노래 좀 해주세요” 하면 바로 훌륭한 분들이 와서 연주해줄 수 있어요. (웃음)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떤지 귀띔해줄 수 있나요?

카카오프렌즈 실사 카트는 설계가 다 끝났어요. 서울시립과학관의 지원을 받아 스티로폼 조각기로 틀을 만들고 거기에다 카본이나 FRP를 입혀서 차체를 만들어갈 생각이고요. 카페 카트도 그런 과정으로 진행하려고요.

게러지엠이 실사 크기로 재현할 카카오프렌즈 미니카. (사진=카카오)

게러지엠이 실사 크기로 재현할 카카오프렌즈 미니카. (사진=카카오)

티라노사우루스 전기 카트도 가져온다고 들었어요.

공룡 카트는 지난해 대전 시민창작페스티벌 때 내놓은 작품이에요. 제가 공룡과 어린이를 좋아하는지라 아이들은 분명 공룡을 좋아하리라고 생각했죠. 그런 생각으로 이왕 카트를 만들 거 공룡 카트를 만들어보자고 한 거예요.

공룡 카트도 곧 잠에서 깨어 업그레이드돼 메이커 페어 서울에 나타날 예정이다.

공룡 카트도 곧 잠에서 깨어 업그레이드돼 메이커 페어 서울에 나타날 예정이다.

원래는 지질자원연구원의 고생물학자 박사님이랑 특수분장팀과 같이 손잡고 정말 실제 공룡처럼 만들려고 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녹록지 않아서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셋이서 일주일 만에 만든 녀석이에요. 그래서 다리만 공룡이 걷는 동작처럼 움직이는 카트가 됐거든요. 올해는 조금 업그레이드해서 꼬리 정도를 더 움직이게 해볼까 하고 있어요.

지난해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는 카드보드지로 간단히 공룡 탈을 만들어 써서 어린이들과 재미있게 놀았거든요. 이번에는 아이들도 직접 써보고서 놀 수 있게 어린이용 사이즈의 탈을 하나 더 가져갈 생각이에요. (웃음)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참가한 뒤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내년에는 8월 호주에서 열리는 <브릿지스톤 월드 솔라카 챌린지>에 나가서 재미난 걸 해보려고 해요. 기존에는 카본을 가지고 차체를 성형했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한지를 활용해서 제작해보려고요. 한지 공예품을 보면 생각보다 강도가 꽤 세잖아요. 그것처럼 한지와 여러 복합소재를 합성해서 몸체를 꾸미면 내열성에 내식성, 내강도성을 함께 뽑을 수 있겠더라고요.

여기다가 자율주행까지 입혀서 재미난 콘셉트로 가려고요. 태양광 자동차에 자율주행까지 동시에 붙인 데가 지금까지 없거든요. 실력이 좋은 분들이 함께 기술을 개발하고 만들어내려고 준비 중이에요.

이승민 대표(맨 오른쪽)와 함께 작업 중인 송정현 메이커 (사진=송정현)

이승민 대표(맨 오른쪽)와 함께 작업 중인 송정현 메이커 (사진=송정현)

올해 메이커 페어 서울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메이커 페어 서울도 이제 7회째를 맞이하잖아요. 10년 가까이 해오면서 어느 정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봐요. 올해 페어 참가 경쟁률이 매우 높다고도 들었어요. 제가 아는 몇몇 분들이 1차에 떨어졌다고들 많이 얘기하시더라고요. 괜찮은 메이커들이 떨어질 정도면 더 재미있고 기발한 아이템들이 그만큼 많이 있겠다고 생각돼요.

그만큼 다른 메이커분들에 대해서는 큰 기대나 걱정은 없어요. 우리만 잘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요. (웃음) 각자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시니까 문제없이 다들 잘 해내면 좋겠네요. 이틀이라는 기간이 짧지만, 페어 기간 동안 많이 교류해서 저도 많이 배우려고요.

끝으로 메이커 페어 서울에 찾아올 분들에게 부스 홍보 한마디 해주세요.

오셔서 카트 타보세요. (웃음) 오셔서 우리가 만든 이동수단들을 경험해보시고 재미난 추억을 얻어가면 좋겠어요. 세상에 경쾌한 움직임을 만드는 게러지엠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휴게실로 탈바꿈할 공간에서 송정현 메이커가 게러지엠의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휴게실로 탈바꿈할 공간에서 송정현 메이커가 게러지엠의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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