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메이커] “메이킹, 돈이 되는 걸 만들지 않아도 좋은 일”

8개월(8Month)은 2010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메이커스페이스 해커스랩서울과 2012년의 독립창작스튜디오 노닥노닥 그리고 2014년~2015년 서교전파사의 역사를 잇는 곳이다. 본업이 사진작가인 류승완 메이커는 필요할 때마다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오다가, 2015년에 8개월을 시작한 이후로 더 재밌는 방향을 찾으면서 지금껏 메이킹을 해오고 있다. 메이커 페어 서울에 1회부터 이번 7회까지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는 류승완 메이커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8개월의 작업공간 한쪽 벽에는 1회 메이커 페어 서울부터 그가 입고 뛴 티셔츠가 가득 전시돼 있다.

8개월의 작업공간 한쪽 벽에는 1회 메이커 페어 서울부터 그가 입고 뛴 티셔츠가 가득 전시돼 있다.

8개월이라는 이름이 어디서 유래했는지부터 여쭤보고 싶어요.

원래 이 자리(8개월의 작업공간)에는 피자 가게가 있었어요. 그런데 2년 단위로 임대 계약을 해오던 중에 임차인이 8개월을 남기고 떠나는 바람에 제가 운 좋게 여기를 임시로 쓰게 되었어요. 비슷한 시기에 두 정거장 떨어진 곳에 제가 회원으로 있던 서교전파사가 이전할 곳을 찾고 있어서, 서로 합치고 8개월이라는 이름을 달아 새로 출발했어요.

그리고 같은 해 연말에 지인이 운영하는 건축 회사가 이 공간을 무료로 공유하는 대신 인테리어를 해주기로 하고 합류했어요. 그런데 그 건축 회사도8개월여 만에 나가버렸거든요. 이런 사연이 있다 보니 이름을 바꿀 필요 없겠다는 구성원 간에 합의가 있어서 8개월이라는 이름을 유지하면서 운영하고 있어요.

8개월 구성원들은 각각 메이커 페어 서울 2018에 무엇을 가지고 나올 계획인가요?

한 분은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공을 가져올 거예요. 마이크에다 어떤 정보를 말하면 구글 API가 인터넷으로 가짜뉴스인지 아닌지 찾아내서 가짜일 경우 빨간빛을 낸다고 하고요. 또 한 분은 홀로그램 종이를 이용해 큐브를 만들어서 허공에 정육면체가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대요. 필름에 미세하게 그어진 요철이 빛을 수직으로 갈라지게 만드는데 그걸 여러 장 겹쳐서 홀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거죠. 또 한 분은 뭘 가지고 나올지 저도 아직 잘 모르는데요. (웃음) 그렇게들 작업해서 메이커 페어 날 등장할 예정이에요.

할머니를 향한 애정으로 류승완 메이커가 만든 대화보조장치

할머니를 향한 애정으로 류승완 메이커가 만든 대화보조장치

류승완 메이커님이 가져올 것 중 대표는 아무래도 대화보조장치 같아요.

대화보조장치는 2013년 2회 메이커 페어 때 처음 출품했어요. 당시 팔순이 넘은 할머니를 모시고 있었는데, 300만 원짜리 보청기를 가지고 계셨거든요. 그런데 효과가 하나도 없었어요. 이미 뇌에서 언어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진 이후여서 보청기를 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운 거죠. 보청기가 소리를 잘 증폭시키기는 해도 사람 목소리를 골라내지는 않잖아요.

너무 답답했어요. 인지능력도 기력도 갈수록 떨어지는 게 너무 눈에 띄니까 그걸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늦춰보고 싶었어요. 목소리를 곧장 귀에다 가져다 꽂을 수 없을까 고민했죠. 그래서 보청기에서 마이크를 빼내서, 장치를 입에다 대고 말하면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만 들어가게끔 하는 기계를 만들었어요. 마이크는 하얀색 공처럼 모양을 만들어서, 들고 있는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다는걸 바로 알 수 있게요.

대화보조장치는 인지능력이 정상인 사람이 쓰는 기기는 아니에요. 치매의 위험이 있거나 진행 중인 사람의 치매 단계를 어떻게든 늦추고자 뇌에 대화라는 인지 자극을 주도록 만든 보조기구죠.

대화보조장치를 어떻게 올해 메이커 페어에 다시 가져오게 되었나요?

얼마 전 세운상가 만들랩에서 350만 원을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됐어요. 그래서 테스트용으로 써보고 피드백을 받고자 한 박스를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여러 개를 만들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양산까지는 너무나 멀고도 힘든 길 같아요. 아무튼 페어에서는 기판과 부품 조합으로 50개 정도 팔아볼까 해요.

사실 회로상으로 달라진 건 크게 없어요. 대신 케이스가 생겼죠. 홍인전자 사장님이 이런저런 조언을 주셨어요. 케이스도 홍인전자 키트에 들어가는 걸 저한테 원가에 주셨고요. 원래는 조명 케이스인데, 대화보조장치에 알맞게 PCB를 떠서 다시 만든 거예요.

몰카 방역기의 재료인 마이크로웨이브 발생장치

몰카 방역기의 재료인 마이크로웨이브 발생장치

고무대야로 만든 방음부스 옆에 선 류승완 메이커

고무대야로 만든 방음부스 옆에 선 류승완 메이커

다른 작품도 더 가져오시던데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요즘 몰카가 매우 이슈잖아요. 몰카 방역기를 만들려고요. 전자레인지 내부에 마이크로웨이브 발생 장치라는 게 있는데요. 이게 내뿜는 전자파가 매우 강력해서 형광등에 살짝만 대도 불이 들어올 정도거든요.

몰카 방역기는 막대기에 마이크로웨이브 발생 장치를 달아서 지뢰탐지기처럼 쭉 훑는 거예요. 그러면 몰카는 물론 모든 전자장치를 다 태워버리죠. 사실 몰카를 찾아내는 게 아니라 소독하듯이 방역하는 게 목적이에요. 요즘 몰카는 정말 조그마한 것도 많은데, 그 작은 걸 직접 찾아내려면 힘드니까요. 물론 화장실에 비데가 있다면 비데 장치도 태워버리겠지만, 비데도 없고, 시설이 오래되고 낡은 곳이라면 몰카 방역기를 쓰는 게 쉽고도 확실한 방법이죠.

또 하나는 고무대야로 만든 방음부스예요. 1년 반 동안 진도를 다 못 나가고 방치되고 있어서 반드시 끝내겠다는 목표로 작업 중이에요. 작업하던 고무대야를 곡선에 맞게 똑바로 자르는 방법이 없어서 문제였거든요. 그러다 그라인더보다 더 작은 원형 톱을 찾아내서 그걸로 해결했어요. 내부에 들어가서 테스트해보니 30데시벨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요. 이쯤이면 1인용 MDF 방음부스 200~300만 원짜리랑 동일해요. 그런데 이 고무대야는 7만원 밖에 안 하거든요.

아이템은 정말 많아요. 대화보조장치는 가서 판매할 거고요. 방금 말한 두 개는 될지 안 될지 모르는데 가능하면 전시하고 안 되면 안 들고 나갈 거예요. (웃음) 거기에 다른 친구들이 셋 정도가 스스로 만든 물건을 가져올 생각이고요.

메이커로 활동하면서 그간 총 몇 가지나 만들었는지, 매년 페어마다는 어떤 작품을 선보였는지 궁금해요.

그건 모르겠어요! (웃음) 그냥 저는 전시회에 나가야겠다고 만드는 타입이 아니라 다 제가 필요할 때마다 만들거든요. 스캐너가 없네? 만들어야겠다. 할머니가 잘 못 들으시네? 보조장치 만들어봐야겠다. 이렇게요. 10여 년 전에 볼륨을 조절하는 장치도 따로 만들었고 아버지가 에어컨을 못 사게 해서 그걸 내 손으로 만들겠다 하다가 파이프 깨지고 물천지가 다 되기도 했죠.

첫 회에는 용지의 크기나 코팅 여부에 상관없이 매우 빠르고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캐너를 만들었고요. 2회에는 말씀드린 대화보조장치, 3회에는 여자친구와 밤에 통화할 때 힘들어서 플렉시블 스피커와 송수화기를 아예 베개와 결합해서 어느 자세로 누워도 편하게 통화할 수 있게 했죠. 4회에는 너무 교구상만 나오는 것 같아서 좀 잉여로우면서도 재미난 걸 가져가야겠다는 생각에 레일건을 만들어서 갔고요.

5회 때는 콜로이드 용액을 넣은 튜브 100개의 양 끝에 컬러 LED를 달아서 양 끝 색깔의 변화에 따라 튜브의 빛깔이 달라지면서 3D 형상을 띠는 작품을 들고 나갔는데요. 현장에서 용액이 새서 흘러내리는 바람에 대참사가 발생했죠. 6회에는 소리로 와인 잔 깨는 기계를 만들었는데 멀리서 깨보려고 몇 개월을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죠. 특히 코스트코 와인 잔은 3mm 가까이 휘어지면서도 도통 깨지지는 않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7회까지 왔어요.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매년 류승완 메이커는 메이커 페어 서울과 함께하며 수많은 작품들을 공개했다.(사진=류승완)

계속 메이커로 살면서 자신에게 찾아온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만들기를 할 때 주변에서 별로 좋은 소리를 들어본 기억이 없어요. “너 그거 왜 하니? 여자친구도 안 생기잖아.”라고들 했죠. 그렇지만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거든요. 저는 만드는 사람이 쓸데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는 세상 그리고 꼭 돈이 되는 걸 만들지 않아도 그 자체로 매우 좋은 일이라는 인식을 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어요.

어떤 분은 메이커 교육이 효과를 보려면 입시제도에 반영이 돼야 한다고 말해요. 저는 그런 효율주의가 너무 싫은 거예요. 그런데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정책을 만드는 데 직접 끼어들지 않으면 완전히 반대로 흘러가게 되거든요. 그게 싫으니까 어디서 글 써달라고 하고, 발표해달라면 하는 거예요. 어느 날은 4차산업혁명을 주제로 하는 포럼이 국회도서관에서 열려서 참석했는데요. 그 자리에서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만 하기에 저는 엔지니어들이 한국에 넘치는데 퇴근을 빨리 시켜주면 스스로 어떻게든 할 거 아니냐, 창의교육을 확장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창의랑 지식과 자발성에서 자연스레 나오는 거라고 이야기했더니 분위기가 싸해지더라고요.

한국은 너무 효율주의로만 흘러가요. 그런데 효율만 강조하면 낯선 시도는 할 수가 없고 결국 새로운 것도 만들어내지 못해요. 한국에 메이커 운동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 때문이에요. 원래 저는 혼자 만들기만 좋아하지 운동이나 정책과는 딱히 가깝지 않았어요. 하지만 모처럼 정책의 방향에 끼어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만드는 문화가 그 자체로 훌륭한 여가 활동이나 취미 생활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전하려고 노력해요. 쓸데없는 일이 아니라고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관료에게 계속 떠들어줘야 한다고 봐요.

메이커스페이스에 관한 정책 면에서 아쉬운 부분은 무엇이 있나요?

정부는 메이커스페이스를 새로 만든다고 몇억씩 써서 주택가와는 너무 먼 곳에 거대하게 지어요. 그러면 사람들이 안 오죠. 노닥노닥 같은 기존 메이커스페이스는 한 달에 고작 300만 원이면 유지가 돼요. 기존 메이커스페이스 운영자들이 많은데 이미 있는 곳에다 지원을 좀 해주면 좋겠어요. 저도 월세 주면 되게 잘할 수 있는데……. (웃음) 정부가 그렇게 자꾸 돈 들여서 새로 만들면 기존에 하던 분들이 정부랑 경쟁해야 되나요? 이상하잖아요. 정부 밑으로 들어갈 수라도 있으면 좋겠어요. 그것도 아니고요.

메이커 관련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는 무수한 흔적들(사진=류승완)

메이커 관련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는 무수한 흔적들(사진=류승완)

8개월에서 뭔가가 만들어지는 흔한 풍경(사진=류승완)

8개월에서 뭔가가 만들어지는 흔한 풍경(사진=류승완)

올해 메이커 페어를 앞두고 특히 기대하는 점은 어떤 건지 궁금합니다.

제가 그동안 늘 혼자 나와서 다른 분들의 작품들을 제대로 못 봤어요. 혼자 나가면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가잖아요.

그러나 이번에는 여러 명이 가요. 그래서 그 친구들한테 맡겨놓고 저는 하나씩 찬찬히 보면서 인사도 하고 사진도 찍고 돌아다닐 거예요. 다른 때보다 편하게 볼 거 같아서 그 점이 기대가 커요.

끝으로 8개월의 부스를 홍보하는 한마디 부탁드려요.

여기는 아쉽게도 메이커 스페이스가 아녜요. 아닌 이유는 제가 상주할 수 없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니까 여기를 이용하고 싶다면 페이스북 그룹 ‘8Month’에 가입하신 다음 연락해주셔서 시간에 맞춰 찾아오시면 돼요.

일반적인 메이커 스페이스에 있는 기기들이 많지는 않지만, 수공구류는 엄청나게 많아요. 동네 가까이 사는 분이라면 오셔서 만드는 기술을 서로 논의하며 이용하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죠. 동네 친구를 부르듯이 연락 주세요. 매일 놀 수 있지는 않겠지만 친하게 지내요. (웃음)

류승완 메이커는 지금도 밝은 미소와 함께 메이커 운동을 더불어 만들어나가고 있다.

류승완 메이커는 지금도 밝은 미소와 함께 메이커 운동을 더불어 만들어나가고 있다.

추억의 ‘새로나키트’, 언제까지나 함께해요

새로나키트의 새바람,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새로나키트’ 홍인전자 장은진 대표 인터뷰

장은진 홍인전자 대표는 “사업을 유지는 하고 있어요”라며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이 유지란 분명 보통 일이 아니다. 설립 이래로 40여 년이 넘어서도 과학교구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기업으로 기억되고 있다. 조수웅 전 대표의 역작 ‘새로나키트’로 말이다.

홍인전자는 1976년 조수웅 전 대표가 문을 연 전자회로 실험 키트 전문 기업이다. 조수웅 대표는 기존의 크고 불편하던 외국산 실험 키트를 대체하기 위해 다기능 응용 브레드보드 키트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바로 ‘새로나키트’다. 전자공학을 즐기는 많은 이들에게 지금껏 사랑받으며 성장한 홍인전자는 2015년부로 장은진 대표가 이어받아 초심을 그대로 지켜오는 중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이 문장만큼 홍인전자의 현재와 미래를 잘 표현하는 어구가 또 있을까? 장은진 대표를 만나 새로나키트와 함께 하는 홍인전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전자부품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서 장은진 홍인전자 대표를 만났다.

전자부품으로 둘러싸인 방 안에서 장은진 홍인전자 대표를 만났다.

새로나키트는 처음에 어떤 일을 계기로 만들어졌나요?

조수웅 대표님이 옛날 전자회사에 다니다가 한 실험 키트를 테스트하라는 지시를 받았대요. 그런데 덩치만 큰 보드에다 실험하다 보니 선이 마구 뒤엉키고 정신이 없으니까 회로를 꽂아놓고도 제대로 설명하기가 힘들었나 봐요. 그 때문에 작고 간단하면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브레드보드 키트를 고안해야겠다고 결심했대요. 그 결과 지금의 새로나키트를 개발했고 특허도 받았죠.

홍인전자를 키워온 멀티 아트 브레드보드들

홍인전자를 키워온 멀티 아트 브레드보드들

멀티 아트 보드 3048(MAB 3048)로 꾸민 AM/FM라디오. 홍인전자 홈페지에서 라디오 청취도 가능하다. (사진=홍인전자)

멀티 아트 보드 3048(MAB 3048)로 꾸민 AM/FM라디오. 홍인전자 홈페지에서 라디오 청취도 가능하다. (사진=홍인전자)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새로나키트를 많이 찾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라디오나 그보다 더 정밀한 기기여도 여기다 만들면 복잡하지 않아요. 만드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한눈에 알기 쉽게끔 했거든요.

그리고 우리는 값싼 중국산을 수입하는 대신 번거롭더라도 우리가 부품 하나하나를 직접 생산해요. 가격을 초저가로 낮추지는 못해도 질은 담보하죠. 복원력이 뛰어나서 재사용하기도 좋고요. A/S도 물론 우리 손으로 챙겨줘요.

무엇보다도 홍인전자처럼 ‘교재-보드-키트’ 세 가지를 모두 자사에서 만들어 한 번에 제공하는 데가 우리나라에 없어요. 통일된 콘텐츠가 체계적으로 갖춰져 있으니까 선생님이 지도하기에도 학생이 배우기에도 좋아요.

어떤 분들이 주로 새로나키트를 주문하는지도 궁금해요.

주로 초·중·고·대학교 교재로 새로나키트가 나가요. 과학사들과 연결돼서 도매로 보통 드리고요. 한편으로는 부모님이 자녀에게 브레드보드로 전자회로를 익히는 게 기초니까 이 부분부터 알려줘야겠다며 찾아오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요즘은 전자회로보다 아두이노를 선호해서 그쪽으로 많이들 몰려가죠. 하지만 아두이노도 심도 깊이 나가려면 회로가 연결되는 원리를 알아야 하잖아요. 그래서인지 전자회로 기초를 배워야겠다면서 역으로 우리를 찾기도 해요.

홍인전자는 단계별로 구성된 교재를 이용해 주말 무료로 전자회로를 알려준다.

홍인전자는 단계별로 구성된 교재를 이용해 주말 무료로 전자회로를 알려준다.

주말 무료 교육도 꾸준히 진행 중이라 들었어요.

학교 선생님들이 전공자가 아닌 이상 키트를 사가도 일일이 직접 가르치기는 힘들잖아요. 그래서 토·일요일에 우리가 무료 교육을 여는 거예요.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도 일반인도 새로나키트를 공부하고 싶으면 와서 배워가는 거죠. 이렇게 20년 전에 시작한 무료 교육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학교에서 한정된 세트만 갖고 하는 것과 온갖 재료가 다 있는 곳에서 몸소 보고 느끼는 건 달라요. 무료 교육이 열릴 때면 교육생이 보고 싶어 하는 부품을 다 보여주고 만들고 싶어 하는 과정을 다 알려주니까 진정 살아 있는 현장이라 할 수 있죠. 여기가 바로 교육장이자 공장이자 사무실인 셈이에요. (웃음) 사전에 뭘 만들지 커리큘럼을 짜서 순서대로 하는 여타 과정들과 다르게 수업을 시작하면 그때부터 원하는 아이디어를 내서 스스로 정하게 하는 것도 차이점이죠.

회사를 운영해오면서 느끼는 고충도 분명 있을 것 같아요.

전자공학 대회들이 예전에는 활발했지만, 재작년에 전자회로 관련 전국대회가 없어지면서 찾는 이들이 줄어든 건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자영업을 하면서 외부 직원을 둬가며 어디다 홍보할 여력은 없어요. 홍보를 거의 못 하더라도 써본 사람들은 다시 우리 제품을 찾고 사용자들끼리 입소문이 퍼져서 이곳으로 주문이 계속 들어오니 다행이죠.

그리고 요즘은 몸에 안 좋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납땜을 하지 말라고 그런대요. 우리 입장에서는 뭘 하더라도 납땜을 해야 완성이잖아요. 납땜이 없으면 장난감처럼 한 번 조립했다가 해체하고 버리고 끝인 거예요. 그렇게들 하느라 우리가 개발한 미니 보드나 블록 키트를 찾고는 있지만 아쉬움은 있죠. 정식으로 완성해내는 대신 형식적으로 시도만 해보는 편이 많아진 것 같고요.

납땜까지 해 완성된 새로나키트 FM라디오 견본.

납땜까지 해 완성된 새로나키트 FM라디오 견본.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무료 교육을 오래 해오다 보니 다 커서 직장인이 된 분이 나중에 찾아오는 일이 있어요. “몇 년 전에 여기서 배웠습니다”라고 하면 정말 기쁘죠. 형제나 부모님을 우연히 따라와서 장난이나 치다가 자기가 오히려 흥미를 느껴서 잘하기도 하죠. 여기서 4~5년 이상 자기 능력을 개발해서 대학교에 수시 입학한 경우도 있었고요.

어떻게 보면 우리가 진로를 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그런 사례들을 눈앞에서 만날 때면 조수웅 대표님이나 저나 위안도 되고 보람도 얻고 이걸 하기를 참 잘 했다고 느껴요.

홍인전자만의 경영 철학에 대해서도 듣고 싶어요.

말하자면 그냥 한 우물만 파는 거예요. 우리는 쭉 키트 중심으로요. 시대를 타면서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지만 말 그대로 이것만 하니까 찾아주는 사람들은 꾸준히 찾아와요. 소비자들이 늘 우리 서비스에 만족해주니까 업종을 바꿀 일 없이 유지는 되네요. (웃음)

전자라고 하면 너무 광범위하게 느껴서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의 생각을 바꿔주기도 우리가 할 일이에요. 전자회로도 놀이처럼 이것저것 해보면서 취미로 느끼고 가까이 있게끔 말이죠.

장은진 대표가 홍인전자 정문 앞에서 보드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장은진 대표가 홍인전자 정문 앞에서 보드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사업을 이어받으면서 가져온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조수웅 대표님이 여태껏 개발해온 걸 이어가면서 거기에다 제가 할 수 있는 걸 더 개발하고 발전시켜야죠. 어떻게 하든 학생들이 와서 배울 때 부족함이 없도록 하고 싶어요. 그냥 우리 홍인전자가 언제까지나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많이 찾는 회사로 컸으면 하는 바람뿐이에요.

홍인전자와 함께 만날 수 있는 수많은 키트들

홍인전자와 함께 만날 수 있는 수많은 키트들

※ 홍인전자 새로나키트 브레드보드 무료 교육 안내

  • 일시 : 매월 첫째 주 일요일 오전 10시 ~ 오후 3시
  • 장소 : 홍인전자 (세운전자상가 5층 559호)
  • 내용 : 브레드보드의 원리 이해, 브레드보드를 이용해 스스로 원하는 작품 만들기
  • 링크 : http://saerona.co.kr/board/free/read.html?no=4&board_no=1